
신용정보·평가업계. 구체적으로는 CB시장에 불고 있는 찬바람을 업계 1위사인 NICE신용평가정보(이하 NICE) 역시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작년부터 매출과 이익이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영업수익은 늘어났으나 영업이익률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시장 둔화로 인해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인 CB시장이 포화되고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최근 NICE는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저축은행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9일 저축은행중앙회와 함께 ‘사업자대출 상시 모니터링 활성화 방안’세미나를 개최, 저축은행 자영업자 및 기업대출 활성화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여신관리시스템이 미흡한 저축은행들에게 관련 상품 및 프로세스를 제안, 높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익성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NICE의 키워드는 ‘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과 ‘저축은행’이다.
◇ 매출·순익 전년동기比 상승…E-BIZ 등 ‘B to C’ 로 전환
NICE신용정보평가의 올해 1분기 매출액(한신정신용정보 매출 포함)은 496억원이다. 전년동기(434억원) 대비 14.29%(62억원)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개인 CB사업이 276억원으로 54.5%를 기록,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채권추심(128억원, 25.3%), 기업정보(90억원, 17.8%), 기타(12억원, 2.4%) 등의 순이었다.
당기순익도 늘었다. NICE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37억원으로 전년동기(32억원) 보다 5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77% 성장했다. NICE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동기(39억원) 보다 11억원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13.71%로 전년동기(12.66%) 대비 1.05%p 상승했으나 전분기(14.0%) 보다는 0.29%p 하락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의 상승도 금융사가 직접 활용하는 전통적인 개인 CB부문이 아닌, E-BIZ의 분발 때문이다. ‘MyCredit’, ‘CreditBank’ 등 NICE의 인터넷사업 실적 상승이 CB사업 하락을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신용정보·평가업계는 경기가 힘들면 호황을 맞아왔는데 최근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개인 CB시장 포화로 수요창출이 어렵다”며 “최근 여신을 강화하는 추세로 CB이용이 높아져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CB시장은 그간 기업 대 기업인 ‘B to B’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시장 포화로 인해 고객이 직접 접속하는 MyCredit 등 인터넷 사업이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NICE의 1분기 CB매출을 E-BIZ가 이끌었다는 의미는 시장점유율 유지·확보 및 고객 다각화 차원에서 인터넷 사업 등 ‘B to C’영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저축은행 법인대출시장 공략…조기경보 모니터링 출시 임박
수익성에 있어 큰 기둥이었던 개인 CB사업이 긴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NICE는 최근 ‘저축은행’ 공략을 필두로 이를 타개하려 노력 중이다. 지난 9일 열린 세미나에서 NICE는 부실사태 이후 저축은행들이 꺼리고 있는 기업 및 자영업자 여신 관련 사후관리시스템의 필요성을 적극 어필했다. 거액 여신의 사후관리시스템이 미비, 현재 저축은행들은 법인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 P/F 대출 등 부실사태의 원흉이었던 불법 거액여신의 폐해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NICE는 이를 파악, 사후 기업여신관리 시스템 공급을 통해 또 다른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NICE는 저축은행중앙회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한 회원사의 ‘조기경보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 세부적인 내용만을 남겨두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이 마무리되면 이 시스템을 활용해 저축은행 법인대출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NICE와 저축은행중앙회가 협의한 조기경보 모니터링 시스템 개요는 다음과 같다. 우선 중앙회의 전산망을 이용한 시스템 구축 관리, 감독기관 리스크관리 강화 기준 충족을 위한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이후 중앙회 전산망을 통해 개별 저축은행의 주요 차주, 대출고객에 대한 신용변동 정보 일별배치 등을 제공한다. 또 주요 재무변동정보, 신용등급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 서비스와 정기 세미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NICE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의 CSS서비스는 개인대출을 위한 시스템으로 그간 저축은행들은 자영업자 및 기업 등 법인대출의 사후관리 서비스가 미흡했다”며 “거액여신은 지난 3년간의 부실사태를 초래, 저축은행들이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조기경보 모니터링 시스템은 저축은행중앙회와 거의 합의가 끝났다”며 “세부적인 내용이 합의되면 올해 안으로는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도 “이 시스템에 대한 실무적인 상황은 NICE와 맞췄다”며 “수수료 부분에 대한 논의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 영업 어려운 저축은행…관련 특화 상품도 기획 중
이뿐 아니라 NICE는 저축은행 특화상품을 세미나에서 제안했다. 저축은행은 현재 먹거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거액여신은 리스크가 커 취급을 꺼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NICE는 먹거리가 없고 자산운용이 어려운 저축은행들에게 개인사업자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대출 지원 시스템에 대한 상품 개발을 기획할 수 있다고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NICE, 저축은행이 ‘Win-Win’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선보인 것.
NICE가 제안한 아이디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저축은행중앙회 전산망을 통해 회원사들이 보유한 기업차주들의 리스트를 입수, 관련 재무정보 및 대출의사 포함한 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협약을 맺은 저축은행들에게 대출의사가 있는 기업리스트 및 세부 정보를 제공, 저축은행들의 법인대출 영업을 지원하게 된다.
NICE 측은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 감독기관 여신 관리 규정 강화, 우량 중소기업 대상 여신 상품 판매 경쟁 심화 등으로 저축은행 법인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하게 됐다”며 “중기 대상 마케팅 역량 강화 및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부와 먹거리 창출이 어려운 저축은행, 전통 먹거리인 CB시장 침체에 따른 NICE의 고객 다각화 등이 부합하는 아이디어”라며 “세미나 참석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향후 이를 검토해 출시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