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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논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5-01 20:46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술에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논란
덴마크 비만세, 산업만 위축되고 이웃나라 물건 사다써 1년만에 폐지

세상 모든일이 홀륭한 목적과 수단을 갖는다고 뜻대로 이루지는 못해

국회는 최근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인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미련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가 추가로 거둬들이는 세금은 연간 36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건강증진 부담금을 확충할 필요성은 있다.

또 30도 이상의 주류는 주로 고소득층에서 소비하므로 소득 재분배 효과도 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소비량이 적은 양주, 고량주 등의 가격을 올려봐야 도입 취지인 음주문화 개선에는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대부분 수입주인데 이들에게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보호무역주의 발상이라는 비판도 있다. 술값을 올려서 확보된 세금을 음주문화 개선이 아닌 복지 재원으로 채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최근 주목할 만한 외국 사례 하나는 덴마크가 비만세(fat tax)를 폐지했다는 사실이다. 비만세란 언뜻 과체중인 사람이 내야하는 세금인 것 같지만, 사실은 고지방 식품에 부과되는 일종의 소비세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세금이지만, 실제로 비만세는 많은 선진국에서 도입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세금이다. 이번에 덴마크에서 폐지된 비만세는 육류, 버터, 치즈 등 포화지방 함유량이 과다한 식품에 대해 지방 킬로그램 당 16크로너(krone, 대략 3천원 가량)가 부과되는 세금으로, 2011년에 도입되었다가 1년 만에 폐지되었다.

덴마크의 비만세는 오랜 논의 끝에 국민건강과 의료재정의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심각한 건강 위협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열량의 식품섭취는 비만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고지방/고열량 음식소비의 제한은 비만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비만세는 고지방 식품의 소비감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만억제 및 건강증진을 도모하려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이 건강해지면 공공의료비의 지출 역시 줄일 수 있고 의료재정이 건실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덴마크는 왜 비만세를 도입했다가 서둘러 폐지한 것일까? 대부분의 정책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비만세 역시 국민비만의 억제와 의료재정의 안정화라는 긍정적 기능의 이면에는 인플레이션 유발, 행정비용의 소요, 관련 산업의 경쟁력 약화, 조세비효율의 증가 등 부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실제로 비만세가 도입되자 많은 덴마크 국민들은 고지방식품을 덜 먹기보다는 가격이 싼 이웃나라에 가서 사오는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덴마크의 식품산업 위축과 이로 인한 고용감소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덴마크 정부는 세계 최초로 도입했던 비만세를 1년 만에 폐지했을 뿐 아니라, 유사한 맥락에서 검토되었던 설탕세 도입 계획 역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국내 사례로 담배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을 대폭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다. 건강증진부담금은 당초에는 담배에만 부과했으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배에 부과하는 건강증진 부담금을 연차적으로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술, 햄버거 등 정크푸드에도 부과할 계획이다. 건강에 해로운 흡연, 술, 정크푸드 등의 소비를 억제하고 건강증진을 위한 투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한다고해서 서민들이 일상 먹고 마시는 담배, 술 등의 소비가 크게 줄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생활비에서 상대적으로 담배 및 정크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서민층의 가계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덴마크의 비만세도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좋은 정책목적과 수단의 타당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 세상의 모든 일이 훌륭한 목적과 수단을 갖는다고 모두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국내에서도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자는 논의는 17, 18대 국회에서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입법에는 실패했다. 자칫하면 술에 세금을 올리려다 현재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담배세 인상까지 실패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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