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분참여는 물론 기획, 건설, 운영 등 소프트웨어 차원까지 결합해 수행하는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 뛰어들자 수은도 동기상응에 나섰다. 수은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스 사업에 관한 오랜 경험과 폭넓은 금융 네트워크를 밑거름 삼고 2011년 7월 신설한 뒤 지난해 초 4개팀으로 확대개편한 금융자문부의 폭넓은 지원이 가세하면서 한 차원 높은 플랜트·건설 사업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 설계-시공은 기본 지분투자에 운영까지 확실한 상생 파트너
갈수록 해외 프로젝트가 장기화 대형화 하고 ‘선금융 후발주’ 형태가 두드러지고 있어 사업초기부터 금융조달가능성(Financiability)을 높이는 일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자마자 수은 금융자문부는 진가를 발휘했다. 수출지원 전후방 연쇄효과까지 발휘하는 대규모 투자개발형 사업에 금융자문부는 초반부터 자문과 주선 서비스에 밀착해 준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바로 최근 한전이 수주해 착공한 ‘요르단 민자발전(IPP) 디젤발전소건설 사업’이다.
총 사업비 8억 달러 가운데 수은이 모두 4억 2700만 달러의 자금 주선을 지난해 12월 성사시켰기에 가능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전이 60% 지분을 지닌 최대주주로서 사업개발 및 발전소 운영과 정비를 맡는다. 앞으로 무려 16억 달러의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발전소 완공까지는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동반 진출해 약 1억 5000만 달러의 수출효과를 파생시켰다. 해외 사업 본체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뿐 아니라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동반진출까지 망라하는 큰 수확을 거둔 셈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터키 ‘키리칼레 가스복합 화력’ 발전플랜트 사업이 꼽힌다.
24일 수은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우디 ‘아쿠아(ACWA) 파워 인터내셔널’이 삼성물산과 손잡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9억 6870만 달러 가운데 사업주들의 출자로 35.5%를 충당하고 삼성물산은 지분율 10%만큼 투자했다.
◇ MENA 유수 발주처와 제3국 합작투자, 수은 PF금융 주선 찰떡 궁합
결정적으로 수은은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PF금융을 내놓은 가운데 EBRD와 IFC로부터 각각 2억달러와 1억 2500만 달러의 자금을, 현지은행인 Al-Rajhi로부터 1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주선해 프로젝트 수주를 완벽 지원했다. <그림 참조>
삼성물산은 단독 설계와 시공 등의 계약자 겸 사업주 자격을 확보했다. 터키 앙카라 인근 키리칼레 지역에 805MW규모의 가스복합화력을 짓는 사업이다. 우리 기업이 중동의 유수 발전사업자와 손잡고 제 3국에 합작 투자하는 것으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를 신호탄 삼아 투자개발형 방식으로 제 3국 공동진출이 늘어난다면 한-MENA 협력과 상생발전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플랜트 시공을 삼성물산이 맡은 만큼 다른 우리 기업들까지 수주 기회를 열었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수은 관계자는 “앞으로 이들 사례와 같은 투자개발형 사업을 확대하면 MENA지역을 축으로 삼은 플랜트 및 건설 수주의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국내 기업의 중층적인 수혜가 늘어날 것”이라며 수은의 지원 또한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