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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초콜릿 공장"…예술로 승화한 '가나 50주년' 가보니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4-30 17:17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누적 판매량 68억개, 판매액 1조4000억
현대미술로 꾸며진 가나…과거 TV CF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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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찾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 /사진=손원태 기자

29일 찾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 /사진=손원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롯데웰푸드 ‘가나 초콜릿’이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입안에 가나 초콜릿을 굴려봤을 것이다. 진한 초콜릿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지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초콜릿과 함께 눈 녹듯 사라진다. 단순 초콜릿이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어 달라는 고(故)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주문에서 탄생한 가나 초콜릿이 어느덧 반세기를 넘겼다.

29일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를 찾았다. 이 전시는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을 맞아 롯데웰푸드와 롯데문화재단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가나 초콜릿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 31점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는 오는 6월 29일까지다.

가나 초콜릿은 지난 1975년 출시된 제품으로, 반세기 동안 68억 개를 팔았다. 누적 판매액이 1조4000억 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대한민국 국민 1인당 123개 이상 소비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카카오 원산지인 아프리카 가나까지 45번 이상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롯데웰푸드는 이러한 가나 초콜릿의 성장 배경과 진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특별한 전시를 꾸렸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문득 떠올랐다. 가나 초콜릿 상징 색깔인 브라운 계열의 커튼과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그 속에 다양한 전시품들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호기심을 자극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전시를 위해 그라플렉스, 김미영, 코인 파킹 딜리버리, 박선기, 김선우 등 국내외 5명의 현대미술 작가들과 합을 맞췄다.
그라플렉스 작가의 ‘초콜릿과의 첫 만남’. /사진=손원태 기자

그라플렉스 작가의 ‘초콜릿과의 첫 만남’. /사진=손원태 기자

전시장은 총 10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섹션은 ‘초콜릿과의 첫 만남’으로, 가나 초콜릿이 손끝에 닿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감촉을 이미지로 구현했다. 가나 초콜릿 격자무늬 모양 역시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섹션은 ‘가나와 함께한 순간’으로, 가나 초콜릿의 지난 50년간 세월을 보여줬다. 가나 초콜릿은 지난 1974년 영등포 초콜릿 공장 기공식 후 이듬해 첫선을 보였다. 당시 ‘가나 마일드 쵸코렡’과 ‘가나 밀크 쵸코렡’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이어 그라플렉스 작가가 자신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픽셀’과 ‘볼드’를 활용한 전시로 세 번째 섹션을 꾸렸다. 작가는 가나 초콜릿을 선물하고 나눴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이를 예술로 승화했다. 도넛처럼 생긴 귀여운 인형들이 영어 ‘Ghana’ 조형물 주위로 드러눕거나 올라서는 등 재기발랄한 표정을 지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초콜릿을 먹었을 때의 행복한 느낌을 표현했다고 한다. 전시명도 ‘행복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네 번째 섹션에선 김미영 작가가 그린 ‘마음을 녹이는 부드러움’이 펼쳐졌다. 동양화 기법에 따라 유화를 접목한 붓 터치로 표현된 그림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물감이 마르기 전 덧칠하는 ‘웻온웻(wet-on-wet)’ 기법으로 초콜릿의 감촉을 질감으로 구현했다. 빨간색과 노란색이 중첩되면서 낙엽처럼 다가왔다. 동시에 겹겹이 쌓인 물감의 질감이 초콜릿 특유의 물성마저 담아낸 것처럼 보였다.
29일 찾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 /사진=손원태 기자

29일 찾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 /사진=손원태 기자


다섯 번째 섹션에서는 일본의 코인 파킹 딜리버리 작가가 만든 ‘나눠 먹는 즐거움’이 나왔다. 작가는 평소에도 정체를 숨긴 채 활동하는 등 미스터리한 콘셉트를 유지한다. 가나 초콜릿은 일본에서 1965년 출시됐다. 국내보다 10년 빠르다. 작가는 어릴 적 먹고 자란 가나 초콜릿을 생각하며, 자신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시라이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초콜릿을 쪼개는 행위 자체가 단순한 음식 나눔을 넘어 행복과 감정을 나눈다고 봤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파란색의 시라이상이 만화 캐릭터 스머프처럼 귀여웠다. 특히 가나 초콜릿 위에 풍덩하고 자빠진 시라이상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여섯 번째 전시는 박선기 작가의 ‘초콜릿, 예술이 되다’가 주인공이다. 전시는 가나 초콜릿 격자무늬를 형상화했다. 숯을 매개로 자연과 인간을 연결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작가는 카카오 열매에서 시작해 초콜릿으로 변하는 과정이 현대사회의 문화 현상이라고 한다. 천장을 가득 메운 격자무늬 틀이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감탄사를 불렀다.

‘가나가 걸어온, 걸어갈 길’이 일곱 번째 섹션이다. 가나 초콜릿 모델로 섰던 우리나라 여배우들의 TV CF를 반복해서 틀었다. 원미경부터 채시라, 이미연, 오연수, 전지현, 아이유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가나 초콜릿을 자신만의 감정으로 표현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여덟 번째 섹션은 가나의 생산 공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가나 초콜릿은 총 10개의 과정을 거친다. 먼저 가나 초콜릿의 ‘빈투바(Bean to Bar) 시스템’은 국내에서 유일한 생산 방식이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카카오 원두(Bean) 수급부터 완제품 초콜릿(Bar)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여기에는 BTC(Better Taste & Color) 공법도 적용됐다. 지난 1996년 도입한 것으로, 유럽 스위스에서 활용하는 초콜릿 생산 공정이다. 카카오 원두 품질을 확보하고, 핵심 공정을 직접 관리하는 생산 시스템을 말한다.

이어 ‘마이크로 그라인딩(Micro-grinding)’에서는 초콜릿 원료 입자를 일반적인 밀가루 입자보다 훨씬 고운 12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분쇄한다. 초콜릿이 혀에 닿는 순간 녹아내리는 식감을 내기 위함이다. 이후 ‘원료 준비’, ‘카카오 매스 제조’, ‘혼합 및 마이크로 그라인딩’, ‘콘칭(고온 믹싱)’, ‘템퍼링(초콜릿 안정 작업)’, ‘몰딩 및 냉각’ 등의 과정을 거친다.

박선기 작가의 ‘초콜릿, 예술이 되다’. /사진=손원태 기자

박선기 작가의 ‘초콜릿, 예술이 되다’. /사진=손원태 기자



가나 초콜릿의 공정을 둘러본 뒤, 아홉 번째 섹션에서 김선우 작가의 ‘함께하는 행복’을 만난다. 작가는 평상시 도도새를 매개로 현대인의 꿈과 가능성을 그리곤 한다. 이번에도 작가는 가나 초콜릿을 영감으로 해 표현했다. 초현실적 정글에서 도도새가 최상급의 카카오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각적으로 담아냈다.

열 번째 섹션인 ‘가나 라운지’는 가나 초콜릿 전시 마지막 공간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가나 초콜릿의 다양한 라인업을 한곳에 놓았다. 가나 초콜릿을 사유하며, 초콜릿과 관련한 각자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가나 초콜릿 굿즈 29종도 마련됐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초콜릿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착한 카카오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아프리카 가나 카카오 농가를 지원하는 게 주요 골자다.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원두 ‘서스테이너블 카카오빈(Sustainable Cocoa Bean)’을 가나 초콜릿에 적용했다. 롯데웰푸드는 연간 가나산 카카오빈 사용량의 약 30%를 이러한 지속 가능한 카카오 원두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 측은 “가나 초콜릿 50주년을 맞아 브랜드가 쌓아온 유산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예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가나가 앞으로도 여러 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도록 문화적, 사회적 측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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