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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양적완화 어떻게 대응하나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4-01 06:58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선진국의 양적완화 어떻게 대응하나
환율전쟁에서 이기는 길은 기업 스스로 생산성을 높이는 길 뿐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드는 것이 지원

미 연준(Fed)의 벤 버냉키 의장은 최근 미국의 실업문제가 충분히 개선될 때까지 추가적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푸는 금융완화정책)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새 내각도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벗어날 때까지 무제한 통화증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EU 등도 확장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것은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긴축정책으로 경기가 침체하자 통화증발로 자국통화가치를 떨어뜨려서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조치이다.

다시 말해서, 자국의 경기침체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환율을 평가절하하는 정책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선진국의 양적완화의 피해국은 한국 등 신흥국이 될 것이다. 작년 9월 이후 원화는 미 달러화 및 엔화에 대해 가파르게 올랐다.

그 결과 수출이 감소하고 주가(株價)도 불안정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세계 무역에서 인위적인 환율 조작으로 자국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고 상대국에 피해를 주는 것은 반칙(反則)이다. 이것은 ‘이웃을 거지로 만드는(隣近窮乏化)’ 정책이며 환율전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 같은 비판이 고조되자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환율의 평가절하가 목적이 아니라)미국 경제의 회생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결국은 세계 경제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반박한다.

또한 그는 양적완화 조치가 주변 국가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 부자로 만들어 주는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한국 등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를 높여서 신흥국들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 양적완화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작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는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외국인의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 등 대책을 마련해왔다. 단기적으로 원화가치 상승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고 변동성을 줄이는 대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로 쏟아져 들어오는 유동성을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은 자국통화를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선진국 자금이 유입되는 신흥국에서는 실제로 정부가 환투기를 진정시키고 환율 급락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정책 수단이 별로 없다.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환율 급락을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위적인 환율조작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도 않다. 고(高)환율정책으로 대외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원화 강세는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원화 강세에 대비해서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일본은 지속되는 엔고(高)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계속 늘었다. 독일이 현재 다른 유로존 국가와 달리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것도 기업의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경쟁력이 약화되면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고 경제도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이다. 기업은 스스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외국인투자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 기업투자를 국내에 유치하고 붙들어 두기 위해서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할 경우 원고(高)는 내수 특히 서비스 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규제만 능사로 여기고 전투적인 노조는 투쟁만 일삼고 사회의 반(反)기업적 분위기가 팽배 하다면 국내 기업이든 외국인 투자든 발붙이기 어렵다. 열악한 투자환경으로 기업은 투자를 포기하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산업공동화가 심화되고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원화 강세를 극복하기 위해서 구조조정 등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새 정부는 복지, 경제민주화 등 대내적인 개혁에 못지않게 중대하고도 시급한 환율전쟁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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