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호금융 자산 22조9000억 증가… 높은 예금금리 등 원인
농ㆍ수ㆍ신협과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이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23조원의 시중 자금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2년말 현재 상호금융 총자산이 352조3000억원으로 2011년 말보다 22조9000억원(7%) 증가했다고 밝혔다. <표 참조> 농협은 272조8000억원으로 15조2000억원(5.9%), 신협은 55조3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11.6%), 수협은 19조2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8.5%), 산림조합은 5조원으로 5000억원(11조8000억원) 늘어났다. 양진호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 팀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를 적용하고 비과세 혜택이 있는 데다 저축은행 이탈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호금융 자산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신이 20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5조7000억원(2.8%) 증가에 그친 반면, 수신은 291조6000억원으로 21조8000억원(8.0%) 증가해 예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상호금융조합의 예대율은 70.5%로 전년말(74.1%)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 상호금융조합 부실 우려…순익 감소 연체율 증가
아울러 이들 상호금융조합들의 순이익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호금융조합의 순이익은 1조6653억원으로 전년(1조9494억원) 대비 2841억원 감소(14.6%)했다.<표 참조>이는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및 판매관리비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특히 신협과 수협의 순이익이 각각 40.7%, 48.5% 큰 폭으로 감소했고 농협과 산림조합도 소폭 줄었다.연체율은 지난 10년간 하락세를 보여 왔으나 경기둔화, 부동산시장 부진 등으로 지난해(3.57%)보다 0.2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일례로 지난해 말 현재 이들 상호금융조합들의 연체율은 3.86%,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3%를 기록했다. 특히 신협과 농협의 경우 연체율은 각각 6.38%, 3.29%를 기록, 전년 대비 0.37%포인트와 0,30%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4.17%, 2.06%로 각각 0.56%, 0.21% 높아졌다.양 팀장은 “대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신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여유자금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 무리한 자산운용 등이 우려된다”며 “상호금융조합의 과도한 외형성장을 막기 위해 수신증가 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연내 상호금융 대출금리 모범 규준 제정 태스크포스 구성
금융감독당국은 수신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조합별 예금금리 변동과 예금 증감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오는 7월 시행될 강화된 건전성 기준에 대비해 각 중앙회와 조합들이 예대율 관리와 대손충당금 적립에 나서도록 할 예정이다. 7월 기준으로 대출금이 200억원 이상인 조합은 올해 말까지 예대율을 80% 이내로 낮춰야 한다.
또한 대출금이 200억원 미만인 소규모 조합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액의 수신과 대출 변동에 따라 예대율이 크게 변할 수 있어서다. 예대율 80%를 초과하는 상호금융조합은 2011년 말 216개에서 작년 말 86개로 줄어든 상태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억제를 유도한 결과다. 금융위 관계자는 “규정 개정안 시행 시점에 예대율 80%를 초과하는 조합은 올해 말까지 80% 이내로 조정하도록 유예기간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위험 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도 강화됐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조합은 3억원 이상 일시상환·거치식 대출을 5개 이상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다중채무자의 대출은 ‘고위험 대출’로 분류해야 한다.아울러 금융당국은 농협·수협·신협 등 전국 2300여개 상호금융의 대출금리 체계를 손질할 방침이다. 가산금리 책정 방식이 조합마다 다른 데다 비공개로 운용되는 탓에 금리가 지나치게 높게 매겨지거나 조작돼도 적발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영기닫기

상호금융 조합은 예탁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하지만 금리 결정 방식이 ‘주먹구구’ 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금감원은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상호금융 조합들이 줄어드는 수익을 메우려고 가산금리를 높게 매기는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 상호금융조합 총자산, 상호금융조합 당기순이익, 상호금융조합 건전성 관련 비율 현황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