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자문인 23개 증권사 신청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시장 지정자문인 신청접수 결과 최근사업연도말 자본총계 1조원기준으로 대형증권사 10개사, 중소형사 13개사가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 주관실적, 전담직원 등 자격을 충족했으며 18일~ 28일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에 최종선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의 매력은 증시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는 점이다. 상장요건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 가운데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키면 된다.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 △순이익 20억원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코스닥과 비교하면 진입장벽이 최대 1/10수준으로 낮아진 셈이다.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짐에 따라 코넥스를 노크할 기업들의 잠재수요도 많다. 금융위에 따르면 코넥스출범시 진입군에 속할 잠재상장사로 중소, 벤처, 이노비즈, 창투사 투자기업 등을 모두 합쳐 약 5만2160개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정자문인에 선정되더라도 기대만큼 IB가 부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코넥스가 자금공급루트를 꽉 조여 출발 전부터 거래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자금수요자인 예비상장중소기업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췄으나 이들 주식을 매입하는 자금공급자의 경우 조건이 까다롭다.
실제 시장참여자의 경우 전문투자자로 선을 그었다.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로 분류되는 연기금, 금융회사, 벤처캐피털이 참여 가능하며 엔젤투자자, 개인투자조합도 참여하는 쪽으로 규정을 개정중이다. 개인의 경우 소액투자자를 철저히 배제시켰으며. 예탁금 3억원 이상의 큰손들만 참여가 가능하다. 유동성을 떨어트리는 주문방식도 거래활성화의 걸림돌이다.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경쟁매매방식을 채택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과 달리 코넥스는 호가집중을 유도하고 가격급변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주기별(30분) 단일가 경쟁매매 방식을 추진중이다.
프리보드가 이보다 제약이 많은 상대매매방식에 따른 거래부진으로 시장구실을 못한 것을 감안하면 경쟁매매라도 실시간으로 사고 팔지 못하는 거래의 불편함으로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적지않다.
◇ 개인투자자 참여배제, 단일가 경쟁방식도 부담
이 같은 제약으로 지정자문사가 되더라도 증권사의 수익성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브로커리지의 경우 개별 코넥스 상장기업들의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전문투자자들의 회전율이 낮아 위탁수수료수입은 미미하다. 금융당국의 목표대로 연내 50개사가 상장되고 시가총액 회전율이 100% 미만이라면 증권업계 전체의 브로커리지 연간 예상 수익은 10억원 이하로 추정된다. 그나마 기대해봄직한 사업이 IB다. 거래소, 코스닥은 보통 상장예비심사청구 이후 시장에 입성할 때까지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코넥스의 경우 사전 준비 이후 최소 15일만에 매매거래가 개시될 수 있도록 상장절차가 간소화됐다. 딜 규모는 작아도 상장기간은 짧아 훨씬 많은 예비기업들의 코넥스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트레이딩부문도 자기자본투자(PI) 쪽으로 다각화할 수 있다. 지정자문을 맡은 증권사가 코넥스 상장기업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때 자기자본투자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하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코넥스가 출범하더라도 상장기업들의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 수익원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기 힘들다”며 “수익원별 실익은 PI(자기자본투자), IB, 브로커리지 순으로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정자문사가 발표되더라도 중소형증권사만을 위한 별도의 인센티브가 부여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중소형증권사 성장정책토론회에서 코넥스 지정자문인의 경우 중소형사 중심으로 특화, 전문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으나 규모별로 심사 차이를 뒀을 뿐 이후 인센티브는 대형사와 중소형사에 관계없이 똑같은 잣대를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정자문사에게 부여하는 인센티브는 대형사와 중소형증권사와 똑같다”며 “하지만 대형사, 중소형사와 나눠서 시드를 배정하고 시드별로 지정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대형사와 함께 심사하지않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형증권사 관계자는 “비슷한 조건이라면 자금력이 풍부하고 폭넓은 네크워크를 갖춘 대형증권사로 몰리지 않겠느냐”며 “중소형사만의 인센티브를 부여하지 않으면 코넥스도 IPO시장처럼 부익부빈익빈현상이 연출되어 대형사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코넥스 vs 코스닥 vs 유가증권시장 비교 〉
(자료 : 각 업권)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