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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현명한 재투자에 주목하라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3-04 06:52 최종수정 : 2013-03-05 18:15

한국주식가치평가원 류종현 대표

기업의 현명한 재투자에 주목하라
최고 대학을 졸업한 뒤 모 그룹사에서 브랜드마케팅을 담당했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SDI)에서도 일했다. 그사이 기업가치 평가에서부터 투자 타당성 평가, 기업인수·합병, 경영컨설팅 등의 분야에서 내공을 쌓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주식투자의 세계로 들어섰으니 어쩐지 날이 잘 선 회칼로 연필을 깎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됐다. 류종현 한국주식가치평가원 대표의 첫인상은 그랬다.

배우고 익힌 것들을 십분 활용하기에는 주식보다 벤처캐피탈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지만 류 대표는 주식을 선택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기업을 통째로 놓고 투자하는 것이나 기업 지분을 쪼개 그 일부에 투자하는 것이나 원리는 같고, 한편으로는 지향하는 삶의 가치가 달라서였단다. “모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들어가면 연봉이 1억부터 시작한다더라. 하지만 나는 그런 게 별로 부럽지 않았다. 솔직히 그 당시에 이미 주식투자로 내가 받는 연봉의 배를 벌고 있었으니까. 또 M&A나 벤처캐피탈 일을 한다고 해도 결국 남 밑에서 남의 돈을 갖고 하는 일인데, 천성적으로 그런 게 잘 안 맞는다. 돈을 조금 덜 벌어도 내 돈으로 투자하고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류 대표가 처음 투자했던 종목들은 여행회사처럼 주로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익숙한 기업들이었다고 한다. 적정주가보다 30~50% 정도 낮게 거래되는 종목 중에서, 이익률이 일정하면서 ROE가 높은 종목, 호황기와 불황기의 이익에 큰 차이가 없을 때 매수 후보가 된다. 업황이 돌아서는 지도 체크한다.

지금의 투자 기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좀더 구체화됐을 뿐이다. 특히 요즘은 이익률 외에 ROIC 등으로 나타나는 기업의 재투자를 눈여겨본다고 한다. “오른팔을 잘 쓰는 투수가 몸값을 비싸게 받고 싶다면 오른팔에 투자해야 한다. 기업으로 보자면 엉뚱한 사업이 아니라 돈 잘 버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류 대표는 ‘오른팔’ 투자에 대해 ‘주력사업이 아니라 돈을 잘 버는, 벌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재투자일 경우에 한해서’라는 단서를 붙이며,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 심화로 이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가 결과적으로 수익성만 나빠진 제지업을 거론했다. 그는 “(재)투자는 본업을 키워가는 형태가 제일 좋고, 본업의 성장성이 꼭지를 찍은 경우라면 관련성 있는 곁가지 사업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사항에 모두 해당된다고 해도 투자대상은 반드시 업종 내 ‘탑(top)3’로 국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가 나서 모두가 물에 잠기면 5등은 익사하고 4등은 물이 빠지고 난 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류 대표는 이렇게 골라낸 스노우볼 종목을 장기보유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증권방송에 나가면 기대수익률을 말해 달라는데 참 난감하다. 목표주가가 없으면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을 안 본다나. 그래서 고민 끝에 ‘5년 보유하면 4배 오른다, 8년 보유하면 8배 오른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PER 5배에서 거래되는 종목이 꾸준히 성장해서 순이익이 2배로 증가한다면 주가는 얼마나 오를까. 순이익만 보면 주가도 2배 오르는 것이 맞다. 그런데 그런 좋은 기업은 시장에서 재평가가 진행된다. 그래서 PER 5배가 10배로 인정받게 되면 그만큼 주가가 올라 결과적으로 4배 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그런 종목을 사놓고 몇 년을 묵혔다가 4배, 8배 이익을 실현하는 투자자가 몇이나 될까.”

류 대표는 지난 7월 평소 지켜보던 100여개 관심종목군 중에서 48종목을 골라 ‘스노우볼 유망기업 48선’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런데 이 책에는 48개 기업에 대한 간략한 정리만 있을 뿐 정작 주가가 지금 싼 것인지 비싼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다. 그 이유를 묻자 류 대표는 “밸류에이션은 여기 와서 배우라는 뜻”이라며 웃었다.

현재 한국주식가치평가원에서는 △기업회계 및 재무 △사업 △상대평가(밸류에이션) △절대평가(RIM, 할인율) 등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교육은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일단 커리큘럼만 봐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는 “초보 투자자가 교육에 참여한다면 따라오기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가랑이 찢어질 것처럼 걷기 힘들어도 같이 걸을 수는 있게 만들어 준다”며 “중요한 건 열의”라고 말했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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