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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저축銀 예금금리 2%대 진입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1-17 00:43

‘예한솔·신한’ 2곳 1년 정기예금 연 2.90%
금리 내려 예금고객 이탈 유도 전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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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저축은행이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2.90%로 인하하는 등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4%대가 지난해 상반기 처음으로 붕괴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2%대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불경기로 인해 서민 신용대출의 위험성이 커지면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자, 이들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려 예금 고객들의 이탈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저축은행들은 독자적인 자금 운용을 포기한 채 저축은행중앙회에 대신 굴려달라고 맡긴 예탁금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 예보와 금융지주가 저축銀 예금금리 인하 주도

과거 고금리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2%대에 진입했다. 경기 소재 신한저축은행은 정기예금(12개월) 금리를 지난 15일 기준 연 3.0%에서 2.9%로 0.1%p 낮췄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인 예한별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에서 2.9%로 0.2%p 내렸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기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정상화부장은 “현재 예한별은 고금리 예수금은 많고 대출이나 실자산은 적어 신한금융에서 금리인하 요청이 있어 예금금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예보와 예한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 오는 3월 중 금융당국의 최종 합병인가 승인을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가교저축은행인 예성저축은행도 정기 예금금리가 3.0%까지, KB·우리·하나저축은행 등 역시 정기 예금금리가 업계 평균치인 연 3.45%를 밑도는 3.10%~ 3.20% 수준이다.

특히 이들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모 은행과의 연계영업 실적도 바닥이다. ‘국민은행 KB원스탑론’, ‘하나저축은행 더마니론’ 등은 나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영업은 고객이 은행 지점을 방문해 대출이 거절되거나 한도가 넘었을 경우 은행에서 저축은행 대출 상품을 연결해 주는 것을 말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체가 줄어드는데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을 어느 고객이 좋아하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저축은행들이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해오던 정기예금 금리가 이제는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령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93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5%로, 1년 전 평균 예금 금리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빠졌다.

저축은행의 가파른 예금 금리 인하는 고객 이탈로 이어지고 있고, 저축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말 77조원까지 늘어났던 저축은행권의 예금은 2년 만에 46조원(2012년 10월 말 기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새마을금고의 수신 규모는 2011년 말 79조원에서 열 달 만에 91조원으로 불었다. 금리는 저축은행과 비슷하지만 30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는 장점이 고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산업은행의 다이렉트예금도 연 3.65% 금리를 무기로 시중 자금을 7조4500억원 빨아들였다.

◇ ‘정기 예금금리 추락’ 어디까지 가나

특히 올 상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향후 이들의 예금금리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으면 그 돈을 굴려서 사업이나 투자 등으로 이익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경기도 안 좋고 금융당국의 저축은행에 대한 감시도 심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오히려 저축은행들이 예금 이자로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어서 예금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크게 줄어든 예금조차 굴릴 곳을 찾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독자적인 자금 운용을 포기한 채 저축은행중앙회에 돈을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중앙회에 대신 굴려달라고 맡긴 예탁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해서는 연 4% 초반 이익을 거두는 것도 힘들다”면서 “그나마 우리(저축은행중앙회)가 채권 등에 투자해 4% 초반대의 이익을 내 주니 저축은행 돈이 중앙회에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금과 대출을 다 줄이는 디마케팅(demarketing)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의 경영난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을 공개한 19개 저축은행 가운데 15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대로라면 고사(枯死)할 거라고 아우성이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某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총여신의 5% 이내로 제한된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 한도를 더 늘려준다든가 캐피탈사가 담당하는 할부금융 영업을 저축은행에도 허용하는 것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몸집이 쪼그라드는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는 저축은행에 득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퇴출된 저축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몸집을 키운 뒤 부동산 PF에 대출을 쏟아 붓다 부실이 커진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몸집을 줄인 뒤 철저한 대출 심사로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서민들에게 돈을 융통해 주는 저축은행의 본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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