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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축銀 경쟁력 키워드, “유상증자”

서효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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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1-13 23:24 최종수정 : 2013-01-14 20:57

2013년 제2금융권 과제 및 전망은? (3)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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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축銀 경쟁력 키워드, “유상증자”
가계대출 잔액 감소, 추가퇴출 지속 등 예상 암울

재정건전성 타파 해결책, “유상증자 유치에 달렸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년간 매우 힘겨운 행보를 보였다. 이 기간동안 퇴출된 저축은행의 수는 총 24곳으로 작년 한 해만 8곳이 퇴출됐다. 2011년 2월(부산저축은행)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퇴출행보는 작년 12월 28일(경기·W저축은행)까지 멈추지 않았다.

퇴출행보가 이어지는 동안, 110개가 넘던 저축은행의 수는 현재 약 90개까지 축소됐다. 이뿐 아니라 고객의 신뢰 및 영업력도 잃었다. 그간 저축은행의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거액여신의 중단 및 약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와 궤를 같이한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화는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첫 번째로 지목받는 악재다. 3%대 중반까지 떨어진 예금금리에서 볼 수 있듯이 저축은행은 현재 소위 ‘돈 굴릴데가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저축은행의 고난행보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를 비롯해 세계 경제의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저축은행 업계의 시장은 예년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2013년도 저축은행의 경쟁력은 유상증자의 가능성으로 판가름 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저축은행들의 추가 퇴출과 대주주의 부정행위 적발은 금융당국의 강력의지로 인해 지속될 것이고, 먹거리가 없다는 ‘아우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저축銀 올해 전망…지난 2년간 다를 것 없는 “흐림”

업계 전문가 및 실무자들은 저축은행의 올해 전망에 대해 ‘암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실사태가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수익성이 사라져서다. 저축은행의 성장동력으로 평가된 거액여신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라 수익성이 제로상태가 됐으며, 작년 하반기부터 타개책으로 떠오른 ‘소비자 금융’ 역시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또 아직까지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대주주의 비리적발 및 정경유착 관행은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올해 전망은 한마디로 ‘어렵다’다”며 “업계 1위인 현대스위스 저축은행 조차 유상증자가 긴요한 것처럼 저축은행의 장밋빛 미래는 요원하다”고 토로했다. 신용정보·평가사들의 저축은행 산업에 대한 평가 역시 박하다. NICE신용평가가 지난 3일 발표한 ‘2013년 산업위험 평가결과’ 발표에 따르면, 평가대상 총 40개 산업 중 최하위 등급 중 하나인 IR-BB-(부정적)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출자산의 건전성 저하로 저축은행들의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는 점이 일조했다. 일부 저축은행의 추가적인 영업정지 등 업계 구조조정 또한 지속된다는 점도 이 같은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NICE신용평가 측은 “저축은행업계의 산업위험 등급은 종전의 ‘높은 불리한 수준(IR-BB)’ 에서 IR-BB-로 1단계 하향조정됐다”며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도 저하에 따라 대고객 수신기반 약화 가능성,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국내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대출자산의 건전성 저하 및 대손비용부담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평가이유를 설명했다.

◇ 소비자금융 확대 무용…2013년도 적자 예상

저축은행업계의 어두운 전망은 실적 및 영업현황 수치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FY2011(2011년 7월∼2012년 6월) 저축은행들은 전회기(2조2037억원 적자) 대비 1조원 가량 감소한 1조2098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당시 BIS비율은 9.14%로 전년회기(5.76%) 보다 3.38%p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2013년에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 수신·여신액의 꾸준한 감소 예상, 1조원 이상 저축은행 12곳 중 대다수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이 그 근거다.

우선, 대출 등 영업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하락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작년 1월 이후 1년간 저축은행 예금금리(정기예금 1년)는 1.24%p 하락했다. 작년 1월 4.74%를 기록한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작년 9월(3.94%)에 3%대로 떨어지더니, 지난 11일에는 3.50%까지 급락했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3%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수신·여신액 역시 급락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ECOS(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10월간 저축은행의 수신·여신액은 최대 12조원 가량 감소했다.

작년 1월 57조5643억원을 나타냈던 저축은행의 수신액은 월 평균 1조2015억원 감소하더니 작년 10월 현재 45조549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신액 역시 작년 10월 현재 35조6077억원으로 2012년 1월(43조7223억원) 보다 8조1146억원 줄었다. 월 평균 8115억원씩 낮아진 셈이다. 예대율도 작년 2월(87.94%)보다 10%p 가까이 하락한 78.17%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선언한 소비자금융 확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기관별 가계대출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조원이다. 작년 1월부터 11월간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동기간 보다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소비자금융 확대 선언과 걸맞지 않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금융당국이 현대저축은행 전·현직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저축은행들의 어려움은 2013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 8·8클럽 10곳 불과, 추가퇴출 지속 전망…“유상증자가 유일 해법”

저축은행의 재정건전성 지표라고 할 수 있는 ‘8·8클럽’ 가입 저축은행 수는 2012년 3분기(2012년 9월말)현재 10곳에 불과하다. 8·8클럽이란 BIS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를 의미한다. 동부·삼성·구미·MS·오성·드림·남양·한국투자·진주·대명저축은행이 8·8클럽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총 자산 5000억원 이상 저축은행은 동부·삼성·한국투자저축은행 정도뿐 이다.

업계 리딩컴퍼니라고 할 수 있는 총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현 12곳)들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3분기 기준 동부·신안·HK·하나저축은행 등을 제외한 7곳의 저축은행들이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우리금융(89억원)·서울(262억원)·푸른(118억원)·현대스위스(249억원)·현대스위스2(130억원)·모아(40억원)·신라저축은행(553억원)은 당기손실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별저축은행으로 총자산이 가장 많은 우리금융저축은행(2조7346억원)은 총 여신액이 7995억원(수신액 2조4806억원)에 불과해 32.33%의 예대율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솔로몬저축은행의 예금을 받아들여 수신액이 급증해 예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할 때 여타 저축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의 재정건전성이 작년보다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추가퇴출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신라저축은행이 추가퇴출 1순위로 꼽힌다. 2012년 3분기 기준 서울·신라저축은행의 BIS비율은 각각 -5.55%, -6.06%를 기록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29.79%, 28.45%를 기록했다.

문제는 2곳 모두 지난달 21일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45일간 경영개선명령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만약 서울·신라저축은행 내달 초까지 경영개선을 이행하지 못하면 퇴출은 불가피하다. 저축은행의 영업력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만큼 2곳이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유상증자가 유일한 답이지만, 아직 논의만 될 뿐 구체적인 결과가 없다. 신라저축은행 관계자는 “경영개선명령을 받고 열심히 노력 중이다”며 “유상증자와 관련 3곳 정도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논하기는 힘들다”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현대증권으로부터 올해 1/4분기 수백억원의 유상증자가 예고된 현대저축은행 역시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지난 9일 금감원으로부터 전·현직 대표가 검찰에 고발돼 유상증자가 지체될 수 있다는 기우가 나오고 있다. 이번 고발 건이 현대증권 노조로부터 촉발된 것으로 유상증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대저축은행 관계자는 “현대증권으로부터 작년에 미뤄진 유상증자가 1/4분기에 실시될 예정이었다”며 “이번 고발건 발생으로 유상증자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日금융사 SBI홀딩스로부터 유상증자가 예고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올해 1/4분기안에 관련 일정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1일 SBI가 투자확약서를 금감원에 제출했고, 지난달 28일에는 미즈호코퍼레이션뱅크 서울지점에 투자금 일부인 170억원을 예치한 상황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1/4분기내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영업활동이 악화된 가운데 유상증자가 유일한 타개책이다”며 “올해 저축은행의 경쟁력은 유상증자를 유치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가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총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 BIS·고정이하여신비율, 당기손익 〉
                                                     (단위 : 억원, 기준 : 2012년 9월말)
(자료 : 각사 공시)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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