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불황 속에 규제강화까지 겹치며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투자자보호 강화차원에서 규제의 칼을 빼들며 자본시장뿐아니라 수익성까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실제 신용거래, ELW거래, FX마진거래 등 위험 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됐으며, 펀드, 랩어카운트, 고객예탁금이자 등도 마진이 축소됐다. 이같은 규제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폭적인 수수료체계 손질로 신용융자이자, 고객예탁금이자같은 이자수익이 크게 둔화됐으며 자산관리 수수료율도 상한규제에 막혀 마진이 급감했다.
이처럼 업황부진, 경쟁심화, 규제강화 등이 겹치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증권사(9월 기준) 61곳 가운데 9곳이 자본잠식상태이며, 반기(4~9월) 누적적자를 기록한 곳도 15곳에 달한다.
반면 규제완화 쪽은 암울하다. 신수익원 발굴이 주요 내용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에 막혀 시행이 올스톱됐다. 국회 정무위에서 두번이나 법안이 폐기된 채 장외거래 중앙청산소(CCP)업무만 허용된 상황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계류중으로 언제 통과될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말 종합금융투자회사(대형 IB) 지정을 위해 덩치(자기자본 3조원 이상)를 키운 증권사들도 애써 모은 증자대금을 신성장동력으로 활용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펀드신규 수요창출을 위한 ‘자산배분펀드’ , 증권사의 직불카드(체크카드) 직접발행 등을 허용했으나 수익성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새로운 정부출범과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아직까지 국회계류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도 내년 2월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므로 2013년 내에는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