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증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만해도 약 2조원의 주식을 내다팔며 변덕스런 매매패턴을 보였던 외국인이 최근 매수규모를 늘리며 순매수로 추세전환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월 29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9일 연속으로 1조 530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약 5391억에 달하는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는 약 두달반 만에 2000p선을 회복했다
외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이유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Q4(매달 450억달러 국채매입) 등 지속적으로 글로벌 유동성 총량이 확대됐고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져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자산 선호가 재개됐으며 △한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수준, 원화강세, 견조한 실물경기 등으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가상승에 따른 자본차익뿐아니라 환차익도 얻을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원달러환율이 지난 10일 1080.5원이 무너진 이후 1070원대에 진입하는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최근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맞물려 환율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금 주식을 매입하면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인이 변덕스런 매매패턴을 접고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비관론보다 낙관론이 훨씬 앞선다. 무엇보다 최근 Q4를 단행하는 등 글로벌 유동성이 계속 풀리며 ‘금리+알파’를 쫓아 신흥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 김영구 연구원은 “한국은 재정과 경상수지 모두 견고한 상황이고,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저평가국면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목적지로 손색이 없다”며 “금리인하 사이클이 계속되는 한, 원화 강세기조는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고 이는 원화 표시 자산가치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박상민 연구원은 “유럽의 은행 감독권을 둘러싼 갈등,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들은 여전히 상존하나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가 바닥을 지나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은 한국증시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양적완화정책이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차익실현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이주호 부장은 "최근의 주요국 양적완화정책이 단기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않는 한, 글로벌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외국인자금이 추가 유입되기보다는 차익실현이 더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그 수준은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속도가 둔화되는 정도이며 일시에 급격한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