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스템바탕, 팀단위 서비스로 시너지극대화
한화투자증권이 자산관리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9월 합병증권사로 첫 출범하며 선택한 카드는 ‘자산관리의 대중화’. 지난 9월 1일 통합증권사로 데뷔하면서 모토를 ‘대한민국 모두를 위한 자산관리’로 선언했다. 가장 큰 특징은 자산관리 대상에 대한 장벽을 사실상 없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산관리서비스의 수혜자는 일정규모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VIP들. 하지만 자산제한조건을 철폐, VIP고객이 아니어도 펀드, 주식, 랩 등 상품라인업을 바탕으로 세무컨설팅 등이 총망라된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자산관리의 주체도 개인이 아니라 팀이다. 펀드, 주식, 랩, 채권, 보험 등 분야별 전문역량을 갖춘 영업인력들로 구성된 팀단위로 포트폴리오설계가 이뤄져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자산관리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상품판매가 아닌 장기적으로 고객자산을 관리해주는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상품판매나 특정 고객중심이 아닌 Plan형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자산규모에 상관없이 제공함으로써 한국형자산관리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뒷받침해주는 건 자산관리의 과정을 시스템으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신개념 자산관리시스템 Magic Cube다. 주요 특징은 △원스탑(One-Stop) 자산관리서비스 △고객맞춤형 투자포트폴리오 설계 △재무설계 및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금융상품 및 금융지표 정보관련 분석도구의 제공이다. 이에 따라 고객은 주요 경제지표와 개별 금융상품(주식, 펀드, 채권, 랩, 보험상품)과 연동분석하는 종합차트기능을 활용,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자산관리 대중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증권사와 자산관리전략과 반대의 행보를 걷기 때문이다. 우리투자, KDB대우, 미래에셋증권 같은 주요 증권사들은 대형PB센터로 지점을 통합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하는 등 소수의 VIP들을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VIP외의 중소형 자산가들은 증권사마다 자산관리 전용브랜드를 런칭, 이들을 끌어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아임유(I’M YOU), 현대증권 QnA, 동양증권 MY W 등이 대표적이다.
◇ 투자성향차이, 친밀한 관계형성 등은 부담
한화투자증권은 이들 브랜드형 자산관리서비스와 태생부터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경쟁사의 경우 타깃을 일정한 자산규모가 있거나 HNW(High Net Worth)고객으로 선을 뒀는데, 이 같은 경계를 완전히 없앴다”며 “VVIP이든 일반고객이든 똑같은 자산관리시스템으로 상담을 해주는데, 단 적은 자산고객의 경우 대부분 자산증식을, 고액자산가의 경우 절세 등 투자목적에 따라 실현방법만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산이 적으면 단품상품판매에 주력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라며 “수익성에 치우치다보니 자산관리에 불만이 많았는데, 작은 자산이라도 미래현금흐름을 파악하고, 투자목표를 달성하는 쪽으로 기존의 자산관리영업관행을 고객중심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시장을 선점한 대형사의 경우 성공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대형사 압구정 PB센터장은 “자산관리의 전제는 재산상황을 공개해야 하는데, 서로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픈하겠느냐”라면서 “고수익률을 원하는 등 공격적 투자성향을 지닌 개인투자자들을 장기투자 중심인 자산관리로 끌어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PB지점장도 “고액자산가들도 PB와 최소 1~2년을 상담받은 뒤에야 마음을 연다”며 “이는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 PB를 신뢰하기 때문인데, 이 같은 친밀한 관계없이 단발성 상담만으로 자산관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임일수(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9월 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한화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통합회사인 한화투자증권 출범식을 갖고 임직원들과 함께 업계 최고 종합자산관리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