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대차잔고(수량기준)는 7.7억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금융위기(8.1억주)의 93%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대차거래는 증권을 비교적 장기로 보유하는 기관(대여자)이 필요로 하는 기관(차입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를 뜻한다. 문제는 대차거래 가운데 시장하락으로 배팅하는 공매도비중의 집계가 쉽지 않아 시장파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심상범 AI팀장은 “현행 대차제도 아래에서는 주식하락에 배팅하는 공매도인지 주식을 빌리는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차잔고가 늘어나도 공매도물량이 출현하지 않으면 꺼꾸로 주가는 오를 수 있는 등 해석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차잔고가 사상최대치 수준에 근접했으나 과거처럼 증시급락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앞선다.
실제 공매도금지가 걸린 금융주를 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위까지의 대차잔고 추이를 살펴보면 약 2.7억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금융위기(4.7억주)의 58% 수준에 불과하다. 대차거래의 큰손인 외인도 그 비중을 줄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곽상호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대차하는 입장에서 주식이 꼭지라는 생각에서 거래하는 경우가 잦다”며 “최근 대차거래의 급증은 미국재정이슈 불확실성에 따른 공매도 대기물량성격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대차잔고 증가=공매도확대’로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