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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대차잔고, 약 인가 독 인가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0-15 07:57

대차잔고 7.7억주로 사상최대치 근접
누적 공매도 발표로 시장 투명성 강화 필요

미스터리 대차잔고, 약 인가 독 인가
코스피 2000을 찍은 뒤 대차잔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덩달아 증시도 1900 아래로 주저앉았다. 과거 대차잔고가 급증한 뒤 코스피가 급락했던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이번 대차잔고의 급증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 코스피 대차잔고 7.7억주 공매도 선행지표로 해석

대차잔고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1800p에서 2000p로 껑충 뛴 이후부터 대차잔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대차잔고(수량기준)는 7.7억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금융위기(8.1억주)의 93%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대차거래는 증권을 비교적 장기로 보유하는 기관(대여자)이 필요로 하는 기관(차입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차잔고 급증은 보통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입이 없는 공매도(Naked short selling: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되는 제도적 특수성 때문이다. 즉 하락방향포지션인 공매도포지션을 취하려면 주식대차(차입)가 뒤따라 대차잔고도 자연스레 늘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차잔고로 시장침체, 과열 등 장세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않다는 점이다. 그간 얼마나 신규공매도가 유입됐는지, 청산됐는지 누적공매도 데이터가 베일에 싸였다. 또 주식을 빌려 갈 때 목적(공매도, 단순대차)을 밝히지 않아 대차잔고가 늘고 줄 때마다 시장상승 혹은 하락 쪽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논란의 여지가 많다.

KDB대우증권 심상범 AI팀장은 “현행 대차제도 아래에서는 주식하락에 배팅하는 공매도인지 주식을 빌리는 단순대차인지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차잔고가 늘어나도 공매도물량이 출현하지 않으면 꺼꾸로 주가는 오를 수 있는 등 해석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차잔고가 사상최대치 수준으로 늘고 있지만 과거처럼 증시급락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앞선다. 규모는 늘었으나 내용을 보면 시장에 충격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실제 금융주를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위까지의 대차잔고 추이를 살펴보면 약 2.7억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금융위기(4.7억주)의 58%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금지가 시행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대차잔고의 증가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보다는 중소형주 위주로 공매도로 바뀌더라도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 외인비중 축소 영향력 감소, 공매도집계 시스템 개선필요

대차거래 주체도 외국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변수다. 외인은 증시급락기마다 전체대차거래의 약 90%로 비중을 높인 뒤 공매도로 전환, 현선물매도에 나서며 증시급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외국인 대차거래 차입비중은 지난 2010년 1월을 꼭지로 줄어든 추세다. 지금은 약 72%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기관, 개인투자자가 같은 기간 7.5%에서 현재 28% 수준으로 늘리며 그 공백을 채웠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올해 이후 급증하기 시작한 대차거래의 증가세는 외국인보다 내국인의 대차거래 증가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 운용사가 아닌 증권사를 통해 진행되고, 또 증권사는 공매도의 실질주체가 아니라 개인투자자 대상인 대차중개의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내국인 대차거래 가운데 공매도 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의 오해를 사는 공매도거래 집계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곽상호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대차잔고는 상승추세로 시장의 핵심변수로 떠올랐다”며 “하지만 현재 공매도는 일일거래량만 집계될 뿐 그간 누적공매도는 집계되지 않아 대차잔고의 성격을 해석하기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적공매도데이터만 집계돼도 대차잔고 대비 남은 공매도의 비중을 쉽게 알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대차잔고에 대한 오해는 크게 줄어 시장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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