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지원센터’ 설립, “매칭펀드로 활성화 꾀한다”
벤처캐피탈(이하 VC)은 중소·벤처기업 지원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간 본지는 VC를 조명하면서 정부 및 창투사들의 노력이 더해져 VC업계가 지난 10년간 꾸준하게 발전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2005년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법 제정이후 VC업계 활성화 정책은 날개를 달았다.
이 같은 VC업계의 발전 속에서 최근 정부는 또 다른 벤처기업 육성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VC보다 초기단계의 지원인 ‘엔젤펀드’가 그 것. 엔젤펀드는 VC펀드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 지원을 주 목적으로 한다. 작년 11월 중소기업청은 전문 엔젤투자자 및 건전한 엔젤투자문화 조성을 위해 ‘엔젤투자지원센터’를 개소했다. VC지원의 구체적 프레임이 잡힌 만큼, 예비창업자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펀드 활성화를 하겠다는 취지다.
◇ VC펀드 보다 앞선 지원책, ‘엔젤펀드’
엔젤펀드는 VC펀드보다 우선적인 단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책이다. 일명 예비창업자 지원펀드라고 볼 수 있다. 자본은 없고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재무적 지원을 실시하는 펀드인 것. 엔젤펀드는 VC펀드보다 투자금액이 적고, 기대수익은 크다. VC펀드가 현실상 설립 3년내 기업에 투자하기 힘든 반면, 엔젤펀드는 이들에 대한 투자를 주 목적으로 한다.
주체는 엔젤투자자와 예비창업자다. 엔젤투자자는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예비창업자, 창업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하고 경영자문도 겸하면서 투자회사가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개인투자자다. 해당회사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후에는 M&A, IPO 등을 통해 투자 이익을 회수한다. 개인 단독뿐 아니라 자금력 있는 개인들이 모여서 투자클럽을 결성, 새로 창업하는 회사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자신의 책임하에서 직접 투자한다.
엔젤펀드투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엔젤펀드는 VC펀드 이전 단계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며 “엔젤펀드는 VC펀드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비창업자 투자를 주 목적으로 한다. VC펀드보다 적은 금액, 높은 기대수익, 투자금 회수방법의 다양화 등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 작년 11월 엔젤투자지원센터 개소 “엔젤투자 매칭펀드 실시”
창업에 있어 VC펀드보다 우선 지원되는 엔젤펀드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의 ‘출발점’이다. 이 같은 중요성에 비해 엔젤펀드에 대한 지원책은 VC펀드 대비 미약했다. 일각에서 미약한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없었다’라고 말한다. 엔젤펀드투자지원센터 측은 “VC업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엔젤펀드는 ‘사장’돼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엔젤펀드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정부는 작년 11월에 ‘엔젤투자지원센터’(이하 센터)를 개소,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센터는 ‘엔젤투자매칭펀드(이하 매칭펀드)’를 운영, 예비창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매칭펀드는 엔젤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에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모태펀드에서 동일규모의 금액을 추가 지원하는 제도다. 투자한도는 엔젤투자자는 개별 2억원, 엔젤클럽(개별 투자자들이 모여서 만든 투자모임) 20억원, 법인형 엔젤 10억이다. 투자기업은 1회 2억원 한도다. 운용기간은 10년이며, 이중 첫 3년은 투자기간이다. 나머지 7년은 회수 및 유지기간에 해당한다.
펀드유형은 전국·지역·대학 등 3개로 나눠서 운용된다. 전국 매칭펀드는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상 투자금지업종을 제외한 업종의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초기 기업(총 기업가치 50억 이하)에 투자한다. 조성금액은 430억원(지난 8월 기준)이다.
투자자들은 엔젤클럽, 개별투자자, 개인투자조합, 엔젤투자 전문회사, 벤처기업 등이다. 엔젤클럽 요건은 적격투자실적(투자건수 2회 및 투자금액 4000만원 이상) 또는 1억원 이상 투자실적보유 1인 이상, 10인 이상의 개별투자자로 1인당 최소 500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개별투자자는 적격투자실적, 센터 등록 후 2000만원 이상 투자 & 6개월간 엔젤활동 & 적격성심사 통과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개인투자조합은 중소기업청 등록조합에 한해 투자가 허용된다. 엔젤투자 전문회사는 창업투자를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회사여야 하며, 벤처기업은 벤처기업협회장 또는 이노비즈협회장이 추전하는 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
지역 매칭펀드는 지난 8월 기준 총 230억원이 조성됐다. 지역별로는 경남·부산·광주가 각 50억원 규모로 결성됐으며, 강원·대구는 각각 30억원, 50억원 규모로 내달 결성될 계획이다. 투자기업은 각 지역소재 창업초기기업으로 기업가치 5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다. 투자자의 엔젤클럽 및 개인투자조합 참여요건은 전국 매칭펀드와 동일하다. 개별투자자는 전국 매칭펀드 요건에 지역엔젤관리기관의 추천이 필요하다.
대학 매칭펀드는 요건 완화를 통해 학내 및 대학관련 창업 유도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현재까지 총 210억원이 조성됐다. 투자기업은 대학관련 창업초기기업이며, 투자자들은 엔젤클럽, 개인투자조합, 개별투자자, 대학협력 기술지주사, 대학관련 투자가능기관이다.
신청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엔젤투자자·클럽이 센터에 가입해 투자하고 싶은 기업을 신청한다. 센터는 적격투자자·대상 및 특수 관계 여부 등 투자적격요인을 확인하고 이후 한국벤처투자에서 투자대상기업을 현장 점검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친 후 적격판정위원회에서 엔젤투자자의 전문성, 멘토가능성 등을 검토해 투자적격판정을 내린다. 승인이 날 경우 판정결과를 엔젤투자자와 투자기업에 통보하고 투자가 실행된다. 절차 기간은 투자 신청 접수 2개월내 마무리된다.
◇ 현재 약 63억원 투자… “엔젤투자자 혜택 강화 필요”
센터에 따르면, 8월 현재 매칭펀드 투자집행 규모는 62억9000만원이다. 투자신청 88건 중 52건이 선정됐으며, 펀드 특성상 엔젤투자자 투자까지 포함하면 실 투자집행규모는 약 13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12건, 17억1000만원 규모가 심의 중이다.
센터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매칭펀드 투자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지난달 설립된 엔젤투자협회가 자리를 잡으면 엔젤펀드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투자지원뿐 아니라 엔젤투자자들의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VC투자자들과 비교해 엔젤투자자들은 투자혜택이 매우 미흡하기 때문이다. VC펀드는 투자지분에 한해 취득·등록세 및 양도소득세가 면세된다. 반면, 엔젤펀드는 소득공제 20% 외에는 혜택이 없다. 이마저도 올해 기존(10%)보다 10%p 상향된 수치다. 센터 관계자는 “엔젤펀드는 최근 정부차원에서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정책뿐 아니라 VC펀드와 동일하게 취득·등록세 및 양도소득세 혜택 등이 주어져야 한다. 이 외에도 엔젤투자자들에게 손실보존제도 등이 도입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엔젤매칭펀드 투자집행 현황 〉
(단위 : 백만원)
신청 선정 건수 클럽 개인 조합 매칭 건수 클럽 개인 조합 투자 투자 요청 승인 집행
합계 88 73 14 1 13,092.2 52 41 10 1 7,440.2 6,290.2
(자료 : 엔젤투자지원센터)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