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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커진 증권사, 박한 마진으로 ‘엇박자’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9-05 22:13

기업자본조달실적급증에도 수익성은 되레 추락
기업, 투자자 중개자역할 초점맞춘 윈윈모델 필요

덩치커진 증권사, 박한 마진으로 ‘엇박자’
최근 증권사들이 수익성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고객다변화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력모델인 브로커리지가 거래대금급감으로 존립이 흔들리는데다, 최후의 보루인 IB마저 과열경쟁으로 마진악화에 시달려서다. 전문가들은 자산관리, 투자은행부문의 시너지로 고객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증권사 자본잠식 본격화 수익성 비상

최근 증권사 수익악화의 활로를 찾기 위해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4일 여의도에서 ‘증권업 위기의 진단과 처방’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증권사가 나가야 할 방향, 발전전략을 제시한 것.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 직후 증권업 수익구조관련 컨퍼런스를 개최한 건 그만큼 증권사의 경영여건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4월~6월) 증권사의 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7%나 급감했다. 어닝쇼크의 여파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은 자본잠식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증권사 62곳 중 약 16.1%인 10곳이 자본잠식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 증권사별 자본잠식률을 보면 코리아RB가 58.8%로 가장 높고 이어 비오에스(47.3%), 알비에스아시아(29.8%), 애플투자증권(22.5%), 한맥투자(17.4%), 바클레이즈(9.5%), 한국SC증권(4.4%), 바로투자증권(1.8%)순이다. 특히 국책은행계 증권사로 높은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IBK투자증권도 잠식율이 1.3%에 달해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이같은 실적악화가 1회성 평가손실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허약한 수익구조에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로 분석하고 있다. 브로커리지에 쏠린 수익모델이 대표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수수료부문 가운데 위탁매매비중은 증권사의 수익원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74.80%에서 67.89%로 불과 6.91% 떨어졌다.

브로커리지의 수익성이 낮아진 것도 문제다. 이미 HTS, MTS같은 신온라인 매매채널 도입으로 매매수수율이 하향평준화됐으며 투자자가 한정된 좁은 리테일시장에게 고객확보를 위한 과열경쟁으로 마진이 악화된 상황이다. 브로커리지의 추락을 커버할 수익원도 지지부진하다. 특히 브로커리지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투자은행부문도 브로커리지의 추락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시장규모는 늘었으나 수익성은 정체되는 등 엇박자가 연출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은행부문에서 핵심업무인 기업자본조달실적을 보면 IPO규모는 지난 2003년 1조2884억원에서 지난해 4조3337억원으로 약 236% 급증했으나 수수료는 519.6억원에서 647.3억원으로 증가율(24.6%)로 비교하면 1/10에 불과하다.

◇ IB도 브로커리지 과열경쟁 판박이, 신규수요창출이 관건

같은 기간 유상증자도 규모는 1조8745억원에서 3조2758억원으로 74.8% 늘었으나 수수료는 260.6억원에서 277.2억원으로 그 성장률이 6.4%밖에 안된다. 투자은행부문의 파이가 커졌으나 시장이 확대된 만큼 수수료수입이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IPO수수율 추이를 보면 같은기간 4% 육박했으나 지금은 2.6%로 거의 반토막났다. 투자은행부문의 비중이 26.9%로 늘었으나 수익성개선에 보탬이 되지 않는 것도 덤핑수준의 수수료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실장은 “IPO주관업무시 증권사의 위험인수가 거의 없어 가격경쟁으로 바뀐 상황”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사이에 IB시장이 분할되지 못한 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수료율중심의 경쟁은 증권사, 기업 모두에게 불리한데, 증권사는 저평가로 투자자를 유치하고, 기업은 자금조달비용이 높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위험인수, 정확한 기업평가능력으로 대형IB시장에서 수익성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브로커리지에 매달리기보다는 영업기반다변화에 따른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조성훈 부원장은 “우리나라 증권영업의 특성상 어려워도 활황장세가 올 때까지 버티면 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투자패턴이 장기투자로 옮겨가면서 회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거래대금이 과거처럼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조성훈 부원장은 “결국 거래대금을 늘리려면 시장에 주식공급을 늘리거나 시장참여자를 늘리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투자자를 진입하기 위해선 자산관리의 툴을 통해 접점을 늘리고, 이들의 수요를 맞추기위해 우량신규기업을 상장시키는 등 자산관리와 투자은행부문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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