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판도 풍향계 ③ 변수 ‘추풍’ 자본력 휘날린다] BIS비율 적정하지만 규제·경기 파고 넘어야](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820075748119790fnimage_01.jpg&nmt=18)
“지금 당장 나타난 지표를 놓고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평가하자면 KB금융그룹이 단연 돋보이는 상황이지만 나머지 금융그룹들이 크게 밀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나타낸 자본적정성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은행 안팎의 전문가들이 은행권 금융회사들의 자본력에 대한 평가 또는 판단에 행여나 섣부른 모습을 보일 새라 극도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국내은행들이 바젤Ⅲ 시대로 진입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규제 변수가 시차를 두고 등장하다 보면 은행별로 민감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한 금융지주사는 지주사대로 새로운 자본규제 이행과정에서 변모를 겪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 기본자본 20조 첫 돌파 KB, 이 부문 경쟁 주도
그러나 동시에 전문가들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자본적정성과 자본력의 움직임이 각 금융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가늠하기에 매우 유용한 지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자본력 면에서 KB금융그룹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KB금융은 지난 6월 말 기본자본 규모가 2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지난해 6월 말 18조 3862억원이던 것을 지난 연말 19조 4957억원으로 불린 데 이어 이번 상반기 말엔 20조 4568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마다 1조원 안팎의 증가세다. 2010년 말 17조 7142억원으로 주춤거리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우리금융에 뒤진 적이 있었지만 국면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기본자본비율이 10.39%로 경쟁 금융그룹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기본자본 규모면에선 우리금융이 19조 6360억원으로 가장 근접해 있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격차를 5000억원 이내로 좁히지 못하고 있다.
◇ 우리, 위험가중자산 짐…신한, 상대적으로 더딘 증가
기본자본비율 면에선 신한지주가 9.55%로 가장 근접해 있지만 기본자본 규모가 18조 9240억원으로 1조 5000억원 가량의 거리가 실재한다. 우리금융지주로서는 자본 증가세 면에선 크게 뒤진 것이 아니지만 위험가중자산이 210조 5160억원으로 국내 금융계 최대라는 점이 버거운 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험가중자산을 196조 9263억원 수준으로 관리해 낸 KB금융보다 더 많다 보니 기본자본비율이 1.06%포인트나 뒤지는 9.33%로 나타났다.
신한지주 역시 위험가중자산은 198조 1990억원으로 KB금융보다 많다. 총자산은 우리금융 > KB금융 > 신한지주 순인데 위험가중 자산은 우리금융 > 신한지주 > KB금융 순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현재 자산분류 기준을 포함한 자본규제 제도 아래서 자산의 질이 가장 빼어난 금융그룹이 KB금융일 것으로 추정할 만 하다.
◇ “위험 견딜 저력 갖춰서 큰 기회 누릴 것”
이와 관련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일각에선 자본 규모가 커지면 자본 활용도가 불충분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자기자본 이익률(ROE)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전략적 판단에 따른 선택”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외 경제여건이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고 국내 거시 경제여건과 국내외 시장상황 또한 불안하기 때문에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는데 중점을 둬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장 위험이 커지고 손실이 늘어날 경우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과 함께 자본력이 얼마나 뒷받침 되느냐에 따라 실적 퍼포먼스 향방이 달라질 수 있어 자본적정성과 대손 흡수력은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차별화할 경쟁력으로 자본 규모의 적정성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최진석 애널리스트는 “은행지주사들로선 핵심 자회사들인 은행들이 바젤Ⅲ 자본 규제 장벽 넘기에 나서는 것 못지 않게 글로벌 차원에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유동성 규제와 레버리지 규제 등 규제의 파고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국제적인 중요 금융기관으로 분류되지는 않더라도 (상장 4대)은행지주사들이 국내 경제 안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을 강화해야 하는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통해 위험가중자산은 지난 1분기 약 202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자본비율을 구할 때 분모로 올라선 자산 증가치가 너무 높은 나머지 분자인 기본자본규모가 늘었음에도 기본자본 비율이 8.33%까지 낮아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기본자본규모가 지난 연말 17조원으로 크게 늘었고 이익기반이 크게 확충된 만큼 자기자본비율과 자본규모 모두 다시 치솟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