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캐리트레이드의 환경이 조성되면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지표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선호도의 바로미터인 호주 달러 인덱스다. 호주는 신용등급 AAA의 국가로, 여타의 AAA 국가에 비해서 고금리로 글로벌캐리트레이드의 핵심 무대가 되곤 하였다.
캐리트레이드는 독일·네덜란드 등 동일 신용등급을 지니고 있는 저금리 국가에서 투자자금을 차입해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투자한 뒤 양국의 금리 차이만큼 이익을 챙기는 일종의 차익거래다. 안전자산에 속하는 독일 1년 만기 단기국채가 마이너스 금리인 반면 위험자산군인 이머징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저평가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선진국, 신흥국의 금리역전현상으로 최근 ECB의 금리인하로 구제와 부양을 위해 풀었던 유럽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위해 PI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유로존 기타 국가 안에서 잔류하기 보다는 우량한 역외 투자처를 향해 움직이는 캐리트레이드가 연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외국인 유가증권 매매동향에 따르면, 최근 증시에 스위스·노르웨이같은 유럽 고신용등급 국가에서 각각 1470억원, 1180억원이 유입된 바 있다.
삼성증권 김영구 연구원은 “한국을 향한 캐리트레이드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재정건전성과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한국 시장을 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자금유입만으로 캐리트레이드가 본격화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동부증권 노상원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를 이끈 주축은 위험자산 회피의 완화에 따른 글로벌유동성의 신흥국 자금유입이지 캐리자금이 주류가아니다”며 “유럽계 자금 대부분이 역외보다 역내에서 해결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또 “캐리트레이드가 본격화되려면 미국 쪽 양적완화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계 자금이 유입되야 한다”며 “하지만 3차 양적완화실시 자체가 미국이 경기둔화를 인정한 꼴이여서 증시하락과 캐리효과가 상쇄됨에 따라 글로벌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