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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중고차 고금리 장사 ‘논란’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7-02 08:20 최종수정 : 2012-07-02 16:25

춘추전국시대 맞는 중고차 할부·리스금융시장의 빛과 그림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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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중고차 고금리 장사 ‘논란’
상위 9개사 평균 금리 22~24%대로 신용대출과 비슷

취급 금융사 증가 등으로 딜러·제휴점 수수료만 껑충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로 레드오션 시장 평가도

중고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일부 캐피탈회사들이 앞 다퉈 중고차 할부·리스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취급 캐피탈회사 간의 경쟁 과열은 수익률 악화로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딜러나 제휴점 등을 끌어 들이기 위해 딜러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데다, 국내경기 침체 여파로 고객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중고차 할부·리스금융 시장도 이젠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중고차 할부·리스금융이 목적 담보물 대출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신용대출과 금리 차이가 별반 다르지 않는 것은 고질적인 딜러 수수료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중고차 할부·리스시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건전성 지도 관리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대기업·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 고금리 배짱영업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했던 중고차 할부금융 비교공시시스템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가 비교공시시스템을 구축한 뒤에도 연20%대를 훌쩍 넘는 고금리 구조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실제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의 전자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및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 9개 가운데 최근 3개월(2012년 2월~4월말)간 국산 중고 승용차 할부대출 평균 금리가 연 24%를 넘는 곳이 4개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주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아주캐피탈은 평균 금리가 연 24.9%로 가장 높았고, 금융지주 계열사인 비에스(BS)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은 각 연 24.7%씩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하나캐피탈 24.5%로, 현대캐피탈 23.9%, 우리캐피탈 23.8%, NH농협캐피탈 22.6%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19.8, 신한카드 19.7% 등으로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금융소비자연맹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라는 그럴듯한 간판 뒤에 숨어서 개인 신용대출과 맞먹는 고금리 장사를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통상적으로 중고차 리스금융과 중고 상용차 및 수입 중고 승용차 할부금융은 연 14~19% 수준에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산 중고 승용차 할부금융의 경우 연 22~24%대에서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 목적 담보물 대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신용대출(연 24~25%)과 연 1~2%포인트 정도 밖에 금리 차이가 나지 않아 지나친 고금리 대출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들 대기업·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은 주 고객 군이 저신용자인데다 연체율도 높아 대손비용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 “취급사간 경쟁 과열로 딜러 배만 불리는 꼴” 지적

중고차 할부금융의 고금리 주범은 복잡한 유통구조에 있다. 신차는‘고객-매매상-금융사’의 3단계를 거치지만, 중고차는 통상 ‘고객-매매상-할부 제휴점-금융사’의 4단계를 거치게 된다. 고객이 차량을 살 때, 대개 매매상이 소개하는 금융사와 계약을 맺게 되는데, 금융사와 매매상을 연결해주는 곳이 제휴점이다.

서울소재 A 캐피탈사 사장은 “중고차 매매상은 신차 딜러와는 달리 규모가 작거나 영세한 곳이 많아 직접 접촉이 어렵다”며 “할부 제휴점이 소개자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취급 캐피탈사들이 늘어나고 경쟁도 격화되다 보니 할부 제휴점과 딜러에게 주는 중개 수수료가 껑충 뛰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04년 초기 2% 내외였던 딜러 수수료는 2007년 말 4%까지 올랐고 지난해는 무려 10%까지 치솟았다. 네고파워(협상권력)를 가진 딜러 등 에이전트의 지위가 ‘을’에서 ‘갑’으로 바뀌면서 딜러 수수료가 한계수준인 10%선까지 올라갔다. 게다가 최근 후발 주자로 진입한 某 캐피탈사에서 11%~12% 등 10%가 넘는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때문에 먼저 중개수수료를 낮춰 금리 인하를 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한때 신한카드가 중고차 매매상과 직거래를 시작했다가 딜러· 제휴점 등의 반발로 물량 공급이 끊겨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었다.

서울소재 B캐피탈 자동차금융본부장은 “중고차 딜러나 제휴점들이 대출금리가 낮은 금융회사보다는 자신에게 중개수수료를 많이 주는 금융회사에게 고객을 소개해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자금력이 막강한 신한은행, RCI파이낸셜 등이 중고 승용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캐피탈사들은 딜러에게 리베이트를 얹어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된 것도 이 같은 수수료 경쟁을 불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소재 B캐피탈 사장은 “중고차 시장의 제휴업자들은 딜러들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여신금융회사의 영업비용 지출 경쟁을 유발시켜 왔다”며 “때문에 중고차 유통구조에서 자동차 금융이 순기능을 하지 못하고 역기능을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고차 할부대출 경쟁이 결국 딜러들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 경기침체 등으로 고객 연체율 6~7%대로 껑충

설상가상으로 국내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고차 할부리스의 고객 연체율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예컨대 국내 내수시장 침체는 고객 연체율 상승과도 직결되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들에게 중고차 할부대출을 해주다 보니, 최근 1년 사이에 연체율이 50% 가까이 상승했다.

이와 관련 C캐피탈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보다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문제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예컨대 D캐피탈사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고차 할부금융의 고객 연체율은 4.18%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 들어 조금씩 상승하더니 지난 4월말까지 ‘4.18→4.31→5.44→6.48→7.56%’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고 상용차 할부금융 대출에서 연체율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 같은 건전성 지표 악화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국내 내수경기가 위축되면서 공작기기와 중장비 건설기계 등 캐피탈사들의 주요 상품에서 연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기준 주요 캐피탈사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7.37%로 1년 전에 비해 2%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E캐피탈사 리테일 담당 상무는 “기존 연체자들은 밀린 이자를 갚기는커녕 연체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 ‘연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며 “게다가 중고 상용차 할부금융 고객의 상당수는 다수채무자”라고 덧붙였다.

보통 서민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면 다중채무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다중 채무자의 70~80% 정도는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4개 업권에 한꺼번에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절되면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을 갚지 못해 연쇄 부도가 날 위험이 크다. 금감원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상호여전감독국장은 “중고차 할부리스금융이 최근 고객 연체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연체율, 전이율 등 건전성 지표를 밀착 점검하고 과도한 외형확장 경쟁을 억제하는 등 건전성 관리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여전사별 중고 승용차, 다이렉트 중고차 할부대출 적용금리대별 분포현황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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