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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캐피탈사, 금융당국 창구지도에 긴장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6-20 21:46 최종수정 : 2012-06-20 23:08

롯데· 한국씨티그룹캐피탈 2곳 평균금리 2~3%p 인하
신규 대출 심사기준 대폭 강화… 수익성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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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캐피탈사, 금융당국 창구지도에 긴장
“대기업이나 금융지주회사 계열사 가운데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높은 롯데캐피탈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 2곳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창구지도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을 놓고 캐피탈사 전체가 한때 긴장하기도 했었다.” A캐피탈사 사장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다른 캐피탈사에 비해 다소 높은 것 같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이 있어 지난달부터 신규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평균금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롯데캐피탈 경영전략담당 관계자

대기업이나 금융지주회사 계열 캐피탈사 가운데 개인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높은 롯데캐피탈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 2곳이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고금리 영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이들 캐피탈사가 평균금리를 2~3%포인트씩 내린 것은 금융당국의 창구지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서민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25%대 수준으로 낮추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또 다시 ‘상한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간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 롯데캐피탈 1분기 고금리 고객비중 가장 높았다

대기업이나 금융지주사들이 운용하는 캐피탈사가 여전히 대부업체 못지않은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20일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의 캐피탈사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 11개 캐피탈사 가운데 최근 3개월(2012년 2월부터 4월말까지)간 신규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연 25%대를 넘는 곳이 2곳에 달했다.

롯데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은 평균 대출금리가 28.6%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이 27.6%로 뒤를 이었다. 〈표 참조〉여기에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 계열사인 하나캐피탈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은 25.6%씩을, NH농협캐피탈은 25.4% 등 25%대의 평균 금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대별 분포를 보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고금리 고객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캐피탈은 개인 신용대출 상품의 신규 고객의 90.4%가 연 25% 이상 고금리로 돈을 빌린 반면 연 15% 미만으로 대출을 받은 신규 고객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신력 있는 대그룹 계열사가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터무니없이 비싼 ‘대부업’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씨티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역시 전체 고객 가운데 84.6%가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연 25%이상 연30% 미만 고객이 차지한 것으로 조사돼 서민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는 대부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대부업체 10개의 평균 대출금리가 36%로 캐피탈사보다 7∼10% 포인트 밖에 안 높다.

특히 대부업계 2위 업체인 산와머니의 평균 대출금리는 33%다. 대부업체의 조달금리(9.5%)와 대출 모집수수료(8.2%), 대손율(15.4%) 등이 월등히 높은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캐피탈사보다 낮은 편이다. 캐피탈사들은 조달금리와 모집수수료가 각각 5%, 6%이고, 대손율은 7∼8% 정도다. 원가금리가 캐피탈사 취급 상품의 대출금리보다 10% 가량 낮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조달금리나 연체율, 모집비용을 봤을 때,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캐피탈사들이 연체율만 잘 관리하면 금리를 20% 초반대로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일부 캐피탈사 신용대출 금리 자율적 인하 ‘권고’

이처럼 롯데캐피탈 등 일부 캐피탈사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자, 금융당국은 이들 캐피탈사에 대해 자율적 금리 인하를 권고하고 나섰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캐피탈사 가운데 평균금리가 경쟁사에 비해 높은 롯데캐피탈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 2곳에 자율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롯데캐피탈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지난달부터 신규 고객에 한해 신용대출 금리를 2~3%포인트씩 내렸다.

롯데캐피탈 경영전략담당 관계자는 “다른 은행계열 캐피탈사에 비해 대출모집 원가가 높아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최고 구간(25%~30%미만)의 고객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평균 금리를 3%포인트 낮췄다”고 말했다. 과거 롯데캐피탈은 대출 신청 고객의 대부분을 수용했지만 평균 금리를 3%포인트 낮추면서 여신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감소시킨 것이다. 이들 캐피탈사 관계자는 “대출 이자율을 내리면 돌려받지 못하는 돈의 비율, 즉 대손율을 낮추기 위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실제 롯데캐피탈의 지난 5월 개인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725억 5600만원)에 비해 33.3% 감소한 483억 7900만원을 기록했으며,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4%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프 참조〉

롯데캐피탈 등 일부캐피탈사들이 여신심사 기준을 강화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파이낸셜 등 은행계열 캐피탈사들은 母 은행 점포를 활용한 위탁판매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 캐피탈사는 연 6%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절감해 대출 금리를 낮춘다는 전략아래 대출중개인이 아닌 그룹 계열사인 은행 영업망을 통한 직접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 영업점포를 방문하는 고객 중 신용등급이 기준에 미달하는 고객들을 우리파이낸셜로 안내하는 연계영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은행 신용평가시스템 기준으로 7등급 이하의 고객들이 주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 정치권 일각 상한금리 인하 카드 ‘만지작’

한편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금리 상한선을 30%로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등록 대부업체의 최고 이자율을 30%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부업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대선을 앞두고 서민을 위한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최고금리 인하라는 카드는 ‘솔깃한 제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고금리를 39%에서 30%로 인하하면 지금 30~39% 금리수준에서 대출을 받는 서민은 대출 기회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며 “20조원으로 추정되는 불법 사금융 시장만 더욱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확실한 반대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고금리 인하가 얼핏 보기에는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서민들 금리 고통을 가중시키고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 캐피탈사, 신용대출 적용금리대별 분표현황 〉
                                                                                                  (단위 : %)
주) 1. 적용이자율 : 약정이자율(연율)+취금수수료(연율로 환산)
      2. 적용기준 : (2012년 2월~4월말까지) 3개월간 신규 취급액 기준
      3. 자료 :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공시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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