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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수입차 오토리스 ‘속빈강정’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5-14 01:28 최종수정 : 2012-05-14 16:40

취급 여전사간 경쟁 과열로 딜러 수수료만 껑충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고객 연체율 갈수록 악화
수익률 나빠져 일부 중소형사들 사업철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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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오토리스(Auto-Lease)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BMW와 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 고급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입차 오토리스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차 오토리스를 취급하는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늘어나면서 이 시장을 둘러싼 취급 금융회사간 과도한 출혈 경쟁도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지방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의 신규 진입과 산은캐피탈과 삼성카드의 재입성 등으로 수입차 영업딜러들에게 주는 수수료가 최근 1년 사이에 1~2%포인트 정도 치솟았다. 여기에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나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중소 캐피탈사는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에서 철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 수입차 캡티브 여전사들 실적 고공행진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BMW파이낸셜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 등 수입차 관련 캡티브 여신금융회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2011년에 매출액 4952억원, 영업이익 69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14%에 달했다. 1년전 보다 영업수익은 41%, 영업이익은 56. 8% 늘어났다. 영업이익률 역시 1. 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지난 2001년 7월 설립한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2002년 매출액 225억, 영업손실 8억4900만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10년 만에 매출이 무려 22배나 성장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도 약진하고 있다. 2002년 9월 설립한 이 회사는 이듬해인 2003년의 영업수익 34억5633만원에서 지난해 영업수익이 3348억원으로 96. 6배 급증했으며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로도 영업수익 18. 30%, 영업이익 56. 10%가 각각 늘었다. 두 회사의 급성장은 지난해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판매증대에 토대를 두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BMW 브랜드 2만3293대, 미니 브랜드 4282대를 팔아 판매량이 전년대비 각각 22. 2% 92. 9% 늘어났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1만9534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8. 60%의 신장세를 나타냈다.

수입차 업체의 직접적인 관계회사는 아니지만 르노삼성, 닛산, 인피니티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프랑스 RCI뱅크의 자회사 RCI 파이낸셜의 성장세도 눈에 띤다. RCI파이낸셜은 2003년 3월 18일 설립됐으나 본격적인 영업은 2006년 3월부터 개시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영업수익 659억 6787만원에 2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던 이 회사는 2008년에 3041억원으로 영업수익이 수직상승했고 영업이익도 73억515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7월엔 삼성카드로부터 르노삼성자동차 할부와 리스 영업권을 인수해 사업기반을 넓혔으며 지난해 영업수익은 3253억원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했다.

◇ 국내 여전사들 너도나도 수입차 오토리스 ‘왜’

이처럼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오토리스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리스시장은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연 평균 18% 정도 성장했다. 특히 오토리스 시장규모는 연평균 성장률 31. 5%를 보이면서 산업기계(16. 6%), 의료기기(16. 7%) 등에 비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종합기획부 김민기 부장은 “기업금융시장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캐피탈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리테일뱅킹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자산건전성 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수입차 오토리스부문에 대한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하나캐피탈, 신한카드, KT캐피탈, 아주캐피탈, 우리파이낸셜, 효성캐피탈, CNH리스 등 기존 취급사 외에도 최근 지방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까지 수익다각화 차원에서 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은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73년 시설대여업 허가를 받고 가장 먼저 오토리스시장에 뛰어든 KDB금융지주 계열사인 산은캐피탈은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에 다시 뛰어들었으며, 지방금융지주 계열 BS캐피탈과 DGB캐피탈 등도 신규로 진입했다. 현재 국내 여전사 가운데 수입차 오토리스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하나캐피탈의 경우 월평균 230억원 가량 취급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신한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바짝 뒤쫓으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표 참조〉

하나금융지주 계열인 하나캐피탈은 지난 2009년 수입차 리스를 강화하면서 업계 최고의 취급고를 올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사실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을 상대로 한 설비리스 영업에 치중해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의 6위 수준에 불과했으나, 주요 수입차 딜러 7개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 PB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벌려 시장점유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카드 역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앞세워 고객층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VIP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마케팅도 확대하면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이밖에 아주캐피탈, 우리파이낸셜, 효성캐피탈 등도 수입차 오토리스 취급 확대를 특별유예 금융리스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도입,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다.

◇ 경쟁 과열로 영업딜러 수수료만 1~2%p 치솟아

이처럼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을 놓고 여전사간 피 튀기는 영업전쟁을 전개하면서 간헐적으로 출혈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수입차 영업을 직접으로 할 수 없는 캐피탈사들은 수입차 오토리스 취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입차 영업딜러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과도하게 올려주면서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A캐피탈사 CEO는 “수입차 오토리스 영업이 심화되면서 캐피탈사가 수입차 영업 딜러들에게 주는 수수료를 8~9%대까지 올렸고, 딜러들은 직접 판매보다 수수료가 높은 리스 판매에 더 매달리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5~6% 에서 50% 가까운 딜러 수수료 증가율은 당연히 고객과 캐피탈사 양쪽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예컨대 캐피탈사들의 수익율이 1~2%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데다,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고객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소재 중소형 캐피탈사 사장은 “회사채 발행이 안되는 회사 입장에서는 대손충당금과 일반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수입차 오토리스의 운용 수익률은 사실상 노마진 구조”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나 하나캐피탈의 경우에도 1년짜리 회사채 발행금리가 4%대로 비교적 낮지만, 수입차 운용 금리는 취급 여전사간 경쟁 과열 등으로 여전히 8~9% 수준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대손충당금(차량가의 0. 5% 적립)과 일반 관리비(차량가의1. 0~2. 0%) 등을 포함할 경우 수익률은 2% 미만이다. 이처럼 수입차 오토리스의 영업마진이 감소한데다가 최근 수입차 오토리스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요 고객인 개인사업자들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3월말 고객 연체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10%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제살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 등으로 캐피탈사와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는 반면 수입차 영업 딜러만이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오토리스시장을 둘러싼 수익구조가 취약해지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중소형 캐피탈사는 사업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주요 여전사들 월별 수입차 오토리스 취급실적 추이 〉
                                                                  (단위 : 억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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