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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IC카드 활성화정책 잘될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2-22 21:51 최종수정 : 2012-03-02 11:36

9월부터 CDㆍATM서 마그네틱카드 사용 전면 중단
작년 9개월 동안 신용카드 복제 피해액 80억원 육박
IC칩 카드 인식 단말기 보급률 저조한 게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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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안 강화를 위해 내놓은 직접회로(IC)칩을 통한 결제 방식 도입 방안이 ‘반쪽짜리’ 정책이란 지적이 나왔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화기기(CD·ATM)에서는 IC칩 카드 인식이 되지만, 가맹점 단말기는 30~40%만 IC카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마그네틱을 통해 결제하고 있어 사실상 IC칩 카드 이용 비율은 10%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부분 카드에 마그네틱(이하 MS)과 IC칩이 함께 내장돼 있어 IC칩 단말기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비용도 부담스럽다는 게 가맹점의 입장이다.

◇ 3월부터 CD·ATM기, IC카드 전환 시범운영

금융감독원은 현금카드 복제로 인한 불법인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올 9월부터 CD/ATM기에서 현금인출과 이체 등 마그네틱카드 거래를 차단하고 `금융IC카드 전용사용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도 시행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부터 6개월간 `금융IC카드 전용사용’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시범운영기간은 3월2~8월3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까지이다. 기간동안 CD/ATM기에서 마그네틱카드 거래가 제한되고 금융IC카드로만 거래가 가능해진다.

시범운영 시간 외에는 마그네틱카드를 이용할 수 있으나 이용시 CD/ATM기 화면상에 금융IC카드 전환을 권유하는 메시지가 뜬다.

금감원 IT총괄팀 권한용 부국장은 “마그네틱카드의 복제가 쉬워 불법 현금인출 등 부정사용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가맹점에서 마그네틱카드 결제를 통해 유출된 정보는 1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 당국에 따르면 10개 카드회사의 지난해 1~9월 신용카드 해외 부정(위·변조) 사용은 9033건, 피해 금액은 78억 8500만원이다. 10월 이후까지 추산할 경우 추세로 미뤄 지난해 피해 금액는 100억원이 훨씬 넘을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별 해외 부정 사용은 BC카드가 2371건에 29억 6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는 1794건에 12억 3000만원, 현대카드는 1145건에 7억 9900만원, 하나SK카드는 733건에 5억 4000만원, KB국민카드는 546건에 5억 3900만원, NH카드 573건에 5억 400만원, 삼성카드 1029건에 4억 43만원, 씨티카드 287건에 3억 7600만원, 외환카드 421건에 3억 1300만원, 롯데카드 134건에 1억 7800만원 등이다.

권한용 부국장은 “대부분 식당, 주유소 등 가맹점에 설치된 포스(POS:Point of Sale)단말기 해킹을 통해 정보를 빼낸 뒤 카드를 제작한다”면서 “해외 부정 사용의 80% 이상이 시중 가맹점의 포스단말기 해킹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마그네틱카드의 복제가 쉬운 탓에 불법 현금인출이나 계좌이체 사고가 이어지자 지난 2004년부터 IC 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은행권 IC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CD·ATM기 비율은 99.97%로, 거의 모든 현금입출금기에서 은행권 IC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개월간 사용실적이 있는 은행권 전체카드는 4900만장으로 이 중 IC카드는 4000만장에 달했으며, 이 기간에 사용된 전체 카드의 82.5%다. 현재 은행권 CD·ATM은 전국에 7만2000대가 설치돼 있고 이 중 IC 카드를 쓸 수 있는 기계는 99.97%다.

◇ IC카드 활성화정책 아직은 반쪽짜리 정책 ‘왜’

그러나 문제는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가맹점 중 80% 이상이 IC카드 전용단말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기존 단말기보다 50%나 비싸고 교체 대상이 200만 개에 달하는 데도, 누가 비용을 부담할 지 조차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은행에서 관리하는 ATM기와는 달리 가맹점 단말기는 여전히 ‘긁는’ 마그네틱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모든 카드에 마그네틱과 IC칩이 함께 내장돼 있어 굳이 IC칩 단말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단말기를 교체할 경우 추가 비용이 들어 오히려 교체하는 게 손해라고 가맹점 업주들은 생각한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결제가 안 되는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불편함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며 “굳이 내 돈 들여가면서 단말기를 교체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만개가 넘는 가맹점의 단말기 교체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할 것 인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지는 10년이 지났다”며 “IC칩을 내장한 카드를 발급하면서 들인 비용에 비하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맹점의 IC칩 결제에 대한 상용화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앞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과 같은 새로운 지급방식이 도입되면서 IC칩 방식이 후퇴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 단말기업체 운영팀장은 “포스단말기의 경우 IC결제 인증을 받기가 어려워 마그네틱 카드결제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작은 업체는 20만원가량의 IC카드 단말기 비용 부담 때문에 설치를 꺼리고 있다.

IC카드 단말기가 있어도 불편해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IC카드는 카드를 넣고 비밀번호까지 따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마그네틱 카드보다 세 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이에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상용화에 실패해 사실상 IC칩 카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가맹점 단말기를 통해서도 복제사고가 일어나 보안이 강한 IC카드가 사용돼야 하지만 단말기 교체에 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단말기 고장이나 신설 가맹점을 통해 점차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자연스럽게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IC칩 카드 = 일반 플라스틱 카드에 소형 컴퓨터와 유사한 IC(Integrated Chip·집적회로) 칩을 넣은 카드. 기존의 마그네틱(Magnetic Stripe·자기띠) 카드에 비해 안전하게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으며 보안성이 높아 위조나 불법 정보 유출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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