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금융당국, VVIP카드 실태 특별점검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2-01 22:21

서면 점검 이후 일부 카드사 현장조사 방침
연회비 300만원 카드상품 출시 앞두고 긴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일부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맞지 않는 고비용의 VVIP카드 영업에 몰두하는 형태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일이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서민금융정책관

“모든 카드사를 대상으로 VVIP카드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카드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장 조사를 받을 수 도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

카드사들의 VVIP카드 마케팅 경쟁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카드사들은 최고 상류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부가서비스 혜택을 담은 연회비 300만원짜리 VVIP카드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초우량 고객 유치를 위한 과도한 서비스 제공이 관련 모범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며, 특히 특혜라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VVIP카드 실태 특별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로부터 관련 자료들을 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갔으며, 분석 결과에 따라서는 현장조사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카드사들 초우량 고객 겨냥 VVIP카드 출시하나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이 상위 0.01% 초우량 고객, 이른바 VVIP고객을 잡기 위해 VVIP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표 참조〉

먼저 KB국민카드는 조만간 최상위 고객을 위한 슈퍼프리미엄급 VVIP카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엑스프레스카드(아멕스카드)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2월 중에 선보일 연회비 300만원짜리 카드는 미국 그래미상, 오스카상에 참석할 수 있는 혜택 등 파격적인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VVIP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고품격 프리미엄 서비스와 아멕스카드의 강점인 항공, 여행, 컨시어지(집사) 서비스 등의 다양한 부가 혜택을 결합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회비는 현존하는 국내 VVIP카드 상품 중 최고 수준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도 VVIP카드 ‘블랙’ 리뉴얼 상품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 연회비 200만원을 300만원으로 올리는 대신 출입국 때 공항 의전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부가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단 기존 ‘블랙’ 고객의 경우 카드 유효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연회비 200만원을 유지키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해외 호텔 제휴 서비스와, 의전서비스, 국내 유통서비스 등이 추가 탑재 서비스될 전망”이라며 “올 상반기 상품 발표에 앞서 준비가 한창”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아멕스 계열 카드인 ‘블랙 센터리온’을 상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나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 현재 발표 시기를 두고 내부 조율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최고 상류층 고객을 자사 회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혜택이 담긴 초호화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이들 VVIP카드 회원들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면서 ‘회사가 믿을 만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음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등급 7등급 미만의 저신용자에게 카드 발급이 중단되는 등 카드 영업환경이 나빠지면서 VVIP 카드로 새 시장을 창출해보려는 이유도 있다.

◇ 초우량 고객 유치를 위한 지나친 서비스 혜택 논란도

하지만 문제는 이들 VVIP카드 회원들이 카드사에 안겨주는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사실 VVIP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적자를 내는 상품이다. 전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VVIP 카드는 연회비의 최대 5배까지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VVIP 회원이 항공권 좌석 승급(업그레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비즈니스 석에서 일등석으로 올릴 경우(서울~미국 뉴욕행 항공편 기준) 좌석 승급 비용이 500만원에 이른다. 항공사와 별도 계약을 맺어 좌석 승급 비용을 할인받기도 하지만, 비용의 30% 이상은 카드사가 부담한다.

반면 VVIP 카드 회원이 카드사에 안겨주는 수익은 쥐꼬리다. A카드사 VVIP 회원은 매달 평균 800만원을 카드로 결제한다. 카드사에 수입으로 들어오는 가맹점 수수료는 16만원(2%) 수준이다. 이 가운데 7~8만원은 다시 항공권 마일리지 같은 마케팅 비용으로 쓰여 카드사 수중에 떨어지는 수입은 연간 90여만원 꼴이다. 연회비와 가맹점 수수료를 합친 수익(290만원)보다 나가는 비용(평균 400만원대로 추정)이 많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VVIP 카드 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연 20%대 고금리의 카드론, 현금 서비스 관련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부유층 고객에겐 과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민층 고객에겐 고금리 대출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금감원 카드사 VVIP카드 경쟁 실태 점검

이처럼 카드사들이 고금리 카드대출로 번 돈으로 초우량 고객에게 퍼주는 행위가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불공정한 영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VVIP카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미 카드사로부터 받은 VVIP카드 관련 자료들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조사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VVIP카드가 카드 부가서비스 비용이 수익 보다 크지 않도록 규정한 모범규준을 준수하는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회원 수와 이용실적, 부가서비스 비용 등을 합리적으로 예상해 수익성을 분석해야 하지만 다른 카드사와의 경쟁 때문에 명확한 근거 없이 분석 작업을 마친 뒤 VVIP카드를 출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

특히 VVIP카드 경쟁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남발을 막아 가계부채 부담 증가를 막자는 금융당국 정책에도 크게 훼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해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카드사들이 0.01%의 초우량 고객을 잡기 위해 지나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번 서면점검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카드사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현장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현금대출 경쟁실태도 면밀하게 점검키로 했다.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이용자의 연체율 추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만기현황에 따라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이 성과지표(KPI)에 현금대출 실적을 과다하게 반영했는지도 검사 내용에 포함된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VVIP카드에 대한 실태 특별 점검에 나서자, 연회비 300만원짜리 VVIP카드를 출시할 계획이었던 일부 카드사는 긴장하며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새로 선보일 VVIP카드 부가서비스 내용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