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가 예상되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카드대출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의 경우 지난 2008년 이후 다시 이용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88조 8000억원으로 전년도인 2010년 88조 3000억원에 비해 5000억원 늘었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고금리가 적용되는 저신용자 고객비중을 늘렸다. 실제 6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 수준은 20% 후반이며, 이용 고객의 30% 정도가 ‘26%이상 30%대’의 최고 금리 구간을 적용받고 있다. 문제는 서민들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생계형 대출인 현금서비스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올해 국내 경기도 둔화돼 서민가계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카드론 상황도 역시 현금서비스와 비슷하다. 지난해 카드론 실적은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저신용 계층의 이용이 많은 카드대출의 연체율이 악화되면서 900조원이 넘는 전체 가계부채의 취약성으로 이어져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상황으로 보면 저소득층의 상환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카드대출 연체율이 크게 악화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카드대출 연체율 상승이 서민가계의 부실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카드대출 실적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카드대란과 같은 위기가 다시 도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뒤 “다만 카드대출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정부와 카드사들이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