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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계 카드사에 주의 촉구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1-25 22:12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취지에 훼손 우려
“무늬만 체크카드 사실상 신용카드” 지적
은행계 카드사 하이브리드카드 출시 준비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통장 잔액이 없는 상태에만 신용카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기존 신용카드 고객을 하이브리드 카드로 유인할 방침이다.” 은행계 카드사 경영전략담당 임원

“하이브리드카드로 인해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은행계 카드사에 주의를 촉구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

은행 계열 카드사들의 올해 화두는 ‘하이브리드 카드’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본인의 경제상황에 따라 1장의 카드로 체크카드는 물론,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맞추면서도 카드 시장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무기다. 이에 신한, KB국민, 하나SK카드 등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올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하이브리드 상품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해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은행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성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카드’를 대거 출시해, 금융정책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취지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 ‘체크+신용’ 하이브리드 카드 상반기 ‘봇물’

신한·KB국민·하나SK카드 등 은행계열 카드사들은 최근 태스크포스 등을 가동해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계좌 한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의 단점을 보완해 통장에 잔고가 없을 때도 쓸 수 있는 겸용 카드를 개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표 참조〉

신한카드는 상반기 안으로 하이브리드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기존 신용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카드 전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카드의 결제 금액이 계좌 잔액을 초과하게 되면 기존 신용카드의 한도를 빌려 초과 금액을 결제할 수 있도록 마련한다는 것. 체크카드 기반으로 연회비가 없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KB국민카드 역시 기존의 ‘듀얼페이먼트’서비스에 다양한 혜택을 추가해 하이브리드 카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체크카드의 혜택을 신용카드 수준으로 높이겠다”며 “조만간 결제 때마다 체크카드 또는 신용카드로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카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듀얼페이먼트 서비스는 ‘잇(it)게열 신용카드’ 보유 고객이 지정한 금액 한도 내에서 체크카드 결제가 적용되며 그 외에는 신용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현재 듀얼페이먼트 서비스는 고객 11만명 정도가 확보된 상태다. KB국민카드는 신용카드 기반 아래 체크카드 결제 한도를 둔다는 원칙을 갖고 신용카드에 맞먹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집어넣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하이브리드 카드의 결제 건당 한도는 최소 2만원에서 최대 200만원, 월간 한도는 최소 5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 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하나SK카드도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점검 중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신상품 출시, 제휴 확대, 모바일 체크카드 활성화 전략으로 체크카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업계 카드사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결합하려면 실시간 은행 계좌명세가 필요한데 은행 계열 카드사처럼 협조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은행 협조를 받아야하는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등 속도를 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무늬만 체크카드 논란…금융당국, 예의 주시

하지만 체크카드의 월 결제 한도를 소비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무늬만 체크카드’가 될 공산이 크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체크카드 사용 한도를 월 5만원으로 설정할 경우 5만원 이상 금액은 모두 신용카드 기능으로 결제된다. 이렇게 되면 말만 체크카드이지 사실상 신용카드에 가깝다.

A카드사의 한 임원은 “하이브리드카드는 신용카드 결제비중이 훨씬 높아 사실상 신용카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이 2007년 출시한 하이브리드카드인 ‘우리V카드’의 체크와 신용카드 겸용 사용자 25만명의 1인당 월평균 결제금액 60만~70만원 중 체크카드로 결제한 것은 25만~30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카드 소비자들이 이들 카드로 쉽게 이동하지 않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현재 출시하는 카드의 50% 이상이 투인원 서비스가 탑재돼 발급되고 있지만, 이용하는 회원은 10%에 불과하다”며 “이는 홍보부족과 체크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우리V카드의 (Two-in-One)투인원 서비스나 NH카드의 즉시불결제 서비스는 모두 신용카드에 기반을 두고 있어 기존 신용카드와 같이 연회비도 내고 혜택도 동일하다. 굳이 기존 신용카드에서 하이브리드 기능을 추가하거나, 하이브리드 카드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하이브리드 카드가 무늬만 체크카드일 뿐 사실상 신용카드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드로 인해 정부의 체크카드 독려 정책의 취지가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카드사에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카드는 체크카드 활성화가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줄 것이란 금융당국의 예상을 빗나가게 할 수 있다.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 내외로 신용카드(2~3%)보다 낮다. 하이브리드카드 사용자가 체크카드 기능보다 신용카드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하면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 은행계 카드사별 하이브리드카드 출시 계획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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