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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車보험 ‘허점 투성이’

최광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2-28 22:46

운행거리 확인·사업비 부담 문제
OBD·사진·제3자 확인 모두 허점

손보사들이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연간 2000~7000km이하로 운행한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제도인데, 그렇다 보니 가입 차량의 운행 거리를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민감한 문제다.

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손보사들이 출시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상품은 해당 차량의 운행거리를 가입자가 보내는 사진이나 운행기록장치(OBD)를 통해 확인하도록 돼 있다. 객관성이 담보되는 OBD장치에 대해서는 사진 전송에 비해 2~3%가량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다.

하지만 OBD장치를 장착하는 경우 현재 메리츠를 제외하고는 소비자가 OBD를 직접 구매해야 한다. 또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도 차내에 붙이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미관상 거부감을 보인다고 한다. 사진 촬영 방식은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입고객이 자신의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주행거리를 찍어 보험사에 전송해 주행거리를 확인시키는 방식이다. OBD보다 할인율은 낮아도 설치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사진의 조작 가능성이다. 해당 전문가가 아니라도 젊은 층 중에는 포토샵과 같은 그림파일 수정·보정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많고 또 초급 정도의 실력으로도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는 있다. 또 자신의 차량이 아닌 동종 타 차량의 사진을 다운로드 받아 허위 통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은 제3자 인증 방식으로의 유도를 꾀하고 있다. 사진확인 방식이 모럴해저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것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사업비 부담이다. 제3자는 곧 정비업체이고, 따라서 마일리지 가입차량은 정비업체를 통해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보험사는 정비업체에 대행비를 지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당 최소 1만원 이상은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오히려 정비업체가 모럴해저드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인 사업비 부담도 크다.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판매를 위해서는 손보사들로서는 상품 판매에 따른 업무처리 시스템 개발비용, 업무량 증가 등에 따른 인원 확충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따른 인건비 및 개발비용 증가는 사업비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거리확인 시스템 개발 비용만 해도 6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해외에서도 마일리지보험의 성공사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해외의 경우 일부 특화된 보험사들은 마일리지보험을 장기간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정해 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사는 1998년 시범실시 후 차량장착 장치비용, 시스템 운용비용 등의 문제로 2001년 종료한 바 있다. 이 회사는 2004년 이후 다른 방식으로 재시도한 바 있다. 또 선(先)할인 방식을 선택한 고객이 만기시 주행거리 초과해 보험료 추징이 필요한 경우에는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한 민원 증가로 손보사들은 이미지 실추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실 보험업계에서는 운행거리별 요율 차등제의 필요성을 수년 전부터 주장해 왔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이 너무 급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니 여러 허점들이 노출돼 오히려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또 할증은 없고 할인만 있는 기이한 요율 구조 역시 태생적인 모순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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