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과거에는 대출을 받기 위해 이 곳 저 곳으로 서류를 들고 뛰어다녀야 했다”며 “하지만 온라인 대출 장터를 이용한 후 시간뿐만 아니라 캐피탈社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A씨는 직거래와 역경매 방식을 함께 도입한 여신금융협회의 인터넷 대출 사이트 덕분에 캐피탈업계 신용대출 평균금리(연 28%) 보다 약 5%포인트 이상 저렴하게 돈을 빌 수 있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경기 불황 우려와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중소기업의 대출 길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금융기관들의 온라인 대출 장터가 인기다.
이처럼 인기가 커지면서 2금융권의 온라인 대출 장터 도입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 2금융권 첫 역경매 대출서비스 이지론 ‘인기’
최근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억제 정책으로 소상공인이나 저신용자들의 대출 길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금융기관들의 온라인 역(逆)경매 대출이 시선을 끌고 있다. 〈그래픽 참조〉특히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한국이지론은 대출 고객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제대로 파악한 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직접 고르는 역경매 방식의 대출 형태로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지론 서비스를 통한 대출금은 지난 2005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모두 1만9719명으로 969억원에 달했다. 이중 신용등급 7등급에서 10등급 사이 저신용자 비율이 75%를 차지했다. 평균 대출금리는 연 22.7%로 지난 2008년 35.1%에서 지난해 27.5%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다. 대부업체 이용자 중 상환실적이 좋은 사람을 제도권 금융사 대출로 전환 해주는 환승론의 경우 1871명에게 모두 93억원이 중개됐다. 환승론의 경우도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9년의 경우 환승전 금리가 43.7%에서 환승 후에는 36.7%로 줄었고, 지난 5월 환승전 39.3%에서 환승 후에는 34.8%로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지론 서비스 대출 상담자가 1만명을 넘을 정도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은행도 계속 늘어나면서 평균 대출금리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지론은 지난 2005년 12월 ‘서민금융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상호저축은행 중앙회,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한국대부금융협회 등의 금융협회(중앙회)와 신용정보제공기관인 나이스홀딩스가 공동출자해 설립됐다. 금융감독원 등이 후원하는 ‘서민금융 안내회사’로 맞춤대출안내서비스를 제공한다.
◇ 여신금융협회 소상공인 대출직거래 장터도 ‘Good’
지난 9월 29일 개장한 여신금융협회의 소상공인 신용대출 직거래 장터 역시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융통하려는 소상공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대출 장터는 대출을 얻으려는 사람과 캐피탈 회사를 직접 연결해주는 사이트로 캐피탈 회사가 대출 모집인에게 주는 5~7% 수준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낮은 금리의 상품을 찾는 데 유리하다. 대출 희망자는 역경매 방식을 통해서도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 백승범 선임조사역은 “금리의 결정권자는 ‘갑(甲)’인 금융회사란 등식을 깨다”며 “여신금융회사는 앉아서 새 손님을 맞으니까 영업비용이 줄고, 소상공인들은 싼 금리를 골라 쓸 수 있으니 호응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입 2개월 만에 대출 금리는 5% 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대출 사이트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는 롯데캐피탈, 메트로아시아캐피탈, 삼성카드, 우리캐피탈, 우리파이낸셜, 한국씨티그룹캐피탈, 한국IB금융, 현대캐피탈, NH캐피탈, IBK캐피탈 등 10개사이며 앞으로 아주캐피탈 등 일부 캐피탈사들의 참여도 예정된다. 대출 절차도 간단하다. 인터넷 사이트(www.directloan.or.kr)에 접속해서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마치고 대출 신청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대출 신청 정보는 사업자번호, 부동산 임차비용, 부가가치세 신고액, 대출신청 금액과 상환기간 등이다.
캐피탈 회사가 대출 신청 정보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와 조건을 제시하면 대출 신청자가 상품을 선택하고 사업자등록증원본 등 몇 가지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난다. 대출액은 약정체결일이나 바로 다음날 나온다.
협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인터넷 대출직거래 장터’ 서비스를 통한 대출금은 대략 1억원에 조금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백승범 선임조사역은 “협회에 개설된 대출직거래 장터를 이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 수는 27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한 뒤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되면 대출 중개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현재보다 5~7% 포인트 가량 낮은 연 21~23%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일부 중개인들의 수수료 불법 편취 행위를 근절하고 저축은행, 대부업 등 서민대출 업계에도 금리 인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거래 장터 운영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신용카드 불법현금융통 사업자, 위장가맹사업자 등과 은행연합회에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록된 사업자는 이용할 수 없다.
◇ 17일 ‘소비자금융 직거래 대출센터’ 오픈
이처럼 저축은행 업계와 여신금융회사들이 온라인 대출직거래 장터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대부업체도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오늘(17일)부터 홈페이지에 ‘소비자금융 직거래 장터’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양석승 대부금융협회장은 “대출모집수수료 지급에 따른 금리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오늘(17일) 대부협회 내에 대출수요자와 회원 금융회사를 중개하는 ‘대출직거래 장터’를 개설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금융 직거래 장터’란 대출수요자는 대부업체가 제시한 금리, 만기 금액 등 대출조건 가운데 가장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대출방식’으로, 대출모집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2~6%포인트 정도 저념하며, 대출 소요시간 역시 1~2일에서 평균 1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대부금융협회가 개설하는 ‘소비자금융 직거래대출 장터’ 사이트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업체는 A&P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산와대부(산와머니),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바로크레디트대부 등 인터넷 대출시스템을 갖춘 협회 소속 18개 대부업체가 참여했으며, 연말까지 50개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부금융협회는 직거래 대출센터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보호 강화와 대부업체의 대출금리 인하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석승 대부금융협회장은 “대출고객은 대부중개업자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 그리고 불법 수수료 편취 등 피해를 예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업체 또한 8%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절감해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