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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평판리스크 악화에 좌불안석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8-24 20:40

솔로몬 등 상위 5개사 까도까도 나오는 PF부실
캠코, 저축銀 PF채권 회수 3년간 370억원 그쳐
정부, 충당금 적립 유예시한 3년서 5년으로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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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캠코가 보유한 저축은행 PF채권(미매각채권)이 5조688억원(매입액 3조 8298억원)이나 남아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돼 PF채권 정리 만기일인 2014년 12월말까지 매각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조한국당 정무위 유원일 의원.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의 부실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저축은행 BIS비율은 믿을 수가 없다. 정부가 어느 정도 규모로 부실을 도려낼 것인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 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연체채권이 아니었는데, 자금흐름을 추적해보니까 대환대출의 차주인 SPC가 실상은 동일인인 경우가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탓에 저축은행들이 3조원 가량 추가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 결과 8개 저축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5% 미만으로 나타나 한때 ‘적기시정조치’(부실우려 저축은행의 정상화 조치) 대상에 분류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달 연착륙을 명분으로 충당금을 쌓는 만기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주기로 했지만, 이를 ‘폭탄 돌리기’로 보는 시선도 만만찮다.

하지만 캠코가 매입한 저축은행의 PF 채권 가운데 절반 가량이 대형 저축은행 계열 5곳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대형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최근 일주일새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 하락은 신뢰도 추락은 물론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저축은행들 PF 부실로 3조원 추가손실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소속 박선숙 의원(민주당)은 금융감독원 문서검증을 통해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실태조사 및 처리방안’ 내부 보고서를 확인하고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 전수조사로 새로 드러난 부실 채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만 1조1000억원이며, 캠코가 지금껏 네 차례에 걸쳐 사들인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에 대해 쌓아야 할 추가 대손충당금 규모는 2조984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손충당금이란, 회수가 안 될 위험을 고려해 대출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익용으로 운용하지 않고 쌓아두는 것을 말하는데, 완전히 부실화된 것으로 판명되면 대출자금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2008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에 대한 전수조사를 세 차례 실시했으며, 캠코는 이를 바탕으로 부실 채권을 장부가격의 50~90% 수준에서 사들였다.

저축은행은 부실 채권을 높은 가격에 캠코에 팔 수 있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채권을 팔았던 가격에 되사야 한다. 대손충당금을 한꺼번에 쌓기가 힘겹기 때문에 잠시 캠코에 떠넘겼다가, 유예 기간 동안 충당금을 나누어 쌓은 뒤 이를 다시 사들이기로 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유예 기간을 3년으로 정했기 때문에 당장 올해 말부터 내년 6월까지 1조8849억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마감 시한이 돌아오자, 이를 5년으로 연장했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유예 시한 동안 충당금을 다 쌓지 못해 대거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에 가깝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캠코가 인수한 저축은행 PF채권 가운데 회수한 금액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회수율은 인수채권액 대비 0.68%에 불과하다.

◇ 솔로몬 등 대형 저축銀 신용등급 하향조정

무엇보다 큰 문제는 2008년 이후 PF 부실 연착륙 방안의 핵심이 대형 저축은행을 통한 부실 흡수였다는 점이다. 금융기관 간의 협약을 통해 사업장 회생을 독려하거나, 부실 저축은행을 조속히 퇴출시킨 것이 아니라 우량 저축은행에 부실 저축은행을 떠넘기려 했다.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PF 부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 결과 대형 저축은행마저 부실화됐다. 실제로 캠코가 자산규모 상위 5개 계열 저축은행으로부터 사들인 PF채권이 모두 2조6636억원으로 전체 매입액의 49%에 달했다. 매입액 기준으로 한국계열 7986억원, 솔로몬계열 8716억원, 현대스위스계열 4764억원, 토마토계열 2676억원, 제일계열 2494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PF부실이 저축은행권 전반에 걸친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대형 저축은행에 집중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면서 한기평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솔로몬ㆍ현대스위스ㆍ한국ㆍ경기ㆍ토마토 등 대형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지난 22일 솔로몬과 현대스위스의 후순위채 등급을 각각 B에서 B-로, BB-에서 B+로 한 단계 낮췄다. 또한 한국과 경기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B+로 유지하는 대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박일문 한신평 연구위원은 “솔로몬과 현대스위스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여신 등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부담이 우려돼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기평은 지난 8일 솔로몬ㆍ현대스위스ㆍ한국ㆍ토마토 등 대형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등급전망도 모두 부정적으로 낮춰 잡았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솔로몬의 경우 ‘B(안정적)’에서 ‘B-(부정적)’로, 현대스위스는 ‘BB-(부정적)’에서 ‘B+(부정적)’로, 한국은 ‘B+(안정적)’에서 ‘B(부정적)’로 강등됐다. 토마토저축은행 역시 ‘BB-(부정적)’에서 ‘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안태영 한신평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금융당국이 최근 85개 저축은행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대규모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의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불확실한데다 개별 저축은행의 자본 확충력도 만만치 않아 등급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기평 관계자도 “부동산 PF에 편중된 여신 포트폴리오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대출채권처분손실, PF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자산관리공사 매각 PF채권 관련 충당부채 전입 등이 저축은행에 대한 지속적인 악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기평과 한신평의 이번 신용등급 조정은 현재 금융당국이 진행중인 경영진단 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9월 경영진단 결과가 공개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되는 저축은행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캠코의 저축銀 PF채권 매입 및 정리 현황 〉
                                                                            (단위: 개, 억원)
(주) : 채권액은 대출원금 기준임
(자료 : 캠코)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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