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거래일동안 227p하락, 시총 128조5835억원 공중분해
코스피는 8월초 검게 물들었다. 지난 2일~5일까지 4거래일동안 빠진 코스피지수는 무려 227p. 하락률은 10.95%로 금융위기 이후 낙폭이 가장 컸으며 강력한 지지선으로 통용되던 2000p선도 맥없이 무너졌다. 시가총액도 단 4일만에 128조5835억원이나 감소했다. 코스피가 나흘새 1940p대로 주저앉은 건 미국경제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예상을 밑돈 경제지표가 불안감을 부추기는데 한몫했다. 경기회복의 바로미터인 미국 ISM제조업지수가 55.3에서 50.9로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데다, 개인소비지출도 전월 대비 -0.2% 하락하며 미국 경기반등이 무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여기에다 내년 미국 GDP 성장률의 기대치가 2.5%에서 1.9%로 하향조정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일단락된 유럽재정위기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불안감을 키웠다. 국가펀더멘탈의 척도인 이탈리아, 스페인의 10년 국채금리가 기존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국가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의 금리수준인 6%를 웃돌며 위험레벨인 7%에 근접한 것도 공포를 부추긴 요인이다. 중국의 인플레 고점의 지연과 이에 따른 중국의 금융긴축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시를 짓누른 악재다.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6월에 전년대비 6.4%로 고점을 형성하고 7월 이후로 5%대로 하락한다는 게 시장의 컨센선스. 하지만 7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가 예상을 깨고 6.2%로 상향조정되자 중국정부의 긴축, 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원 투자전략팀장은 “더블딥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라며 “미국의 재정 역시 향후 감축이 예정되어 있어 추가적인 재정효과는 경기에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효과로 작용할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더블딥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기회복의 속도가 더뎌졌을 뿐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 더블딥 현실화 가능성 낮아 베어마켓 시기상조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월가의 예상치는 지난 6월 수치가 뜻밖에 상승하여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며 “오는 3분기는 QE3가 아니라 기업의 투자증진/주택시장 부양 등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미국의 자생적인 회복이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증시가 단기간에 200p 이상 급락했으나 베어마켓으로 전환의 시그널은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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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