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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낮은 겸용카드 남발에 메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7-13 22:58

해외 사용실적 있는 카드 비중 불과 13% ‘미미’
9월부터 카드발급 양식 변경…신청란 별도 구분
일부 후발 카드사 겸용카드 발급비중 무려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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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외 겸용 신용카드의 87%가 해외에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국내 전용 카드와 국내외 겸용 카드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카드만 발급받으면 연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익중 금융감독원 여신전문감독국장.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들의 무분별한 국내외 겸용 카드 발급을 억제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겸용 카드는 한 장이면 충분한데도 신용카드사의 마케팅 영향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3~4장씩 겸용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카드소비자들은 국내 전용 카드보다 비싼 연회비를, 신용카드사는 외국 카드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겸용 카드 남발을 막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신용카드사들이 카드 발급 신청서 양식을 바꾸고,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강력한 행정지도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 같은 정책이 카드발급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비자·마스타카드 등 겸용카드 ‘무차별 발급’ 제동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한 신용카드발급 관행 개선방안’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 방안의 핵심은 카드발급 신청서식 변경과 카드모집인이 카드를 발급할 때 고객에게 국내카드와 겸용카드를 구분, 고지하라는 것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부터 국내ㆍ외 겸용 여부를 소비자가 한눈에 선택할 수 있도록 카드 발급 서식을 바꾸라고 카드사들에 대해 행정 지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현행 카드발급 신청 서식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국내 전용과 국내ㆍ외 겸용을 구별하기 어렵고, 연회비 부담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국내ㆍ외 겸용카드 발급 신청란을 따로 두고 소비자가 설명을 듣고 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서식을 변경토록 했다. 또 전화ㆍ이메일 마케팅으로 카드 회원을 모집하거나 기존의 카드를 갱신할 때도 이같은 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발급 프로세스 변경의 배경에는 그동안 비자, 마스터카드 등이 국내외카드 발급을 통해 수천억원대의 수수료를 챙기고, 국내 카드사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비자 및 마스타카드, 아멕스, JCB 등 국내ㆍ외 겸용카드는 연회비가 5000∼1만5000원으로 국내 전용카드의 연회비(2000∼8000원)보다 비싸다. 또 국내 신용판매 이용액의 0.04%, 현금서비스 이용액의 0.01%가 수수료로 붙는다. 소비자가 내는 연회비와 수수료는 결국 이들 외국 카드사의 몫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발급된 카드 가운데 68.4%가 이 같은 국내ㆍ외 겸용 카드다.

이 같은 부대수익에 힘입어 비자 등 해외카드사가 국내 카드사로부터 받은 로열티(수수료 포함)는 2007년 807억원, 2008년 1093억원, 2009년 1230억원, 2010년 1308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해외카드사들은 카드 사용자에게도 1%의 수수료를 따로 챙겨 국내에서 연평균 2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 ‘현실성 반영되지 않은 미봉책 불과’ 지적도

사실 그 동안 금융당국은 비자, 마스타카드 등의 무분별한 국내ㆍ외 겸용카드 발급에 침묵으로 일관해 왔었다. 자칫 해외카드사를 건드렸다가는 미국과 통상문제로까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최근 BC-비자간 로열티 분쟁이 확산되고 국내 여론도 외국계 카드사들의 횡포를 좌시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자 규제 대책을 처음으로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금융당국의 대책에 국내 카드사들은 현실성이 반영되지 않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고객들은 굳이 해외를 나가지 않더라도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해외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겸용 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카드 발급 시 서식을 세분화한다고 해서 국내ㆍ외 겸용카드 발급을 규제할 수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해외여행을 몇 년만에 한번 나가는 고객도 겸용카드를 선택한다”며 “소비자들의 행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카드업계는 해외 카드사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국내 카드 발급사가 비자, 마스타카드 등에 대적할 수 있는 독자망 구축과 해외에서도 사용가능한 토종 카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일부 후발 전업카드사의 경우 국내외 겸용카드 발급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국내외 겸용카드 발급 비중 〉

구 분 2008년 2009년 2010년

총 발급 카드 수 비중(%) 78.7 75.0 68.4

신규 발급 카드수 비중(%) 84.0 65.4 56.0

〈 카드발급 신청 서식 변경 예고 〉

[현 행]





□ 플래티늄 □ 골드 □ 실버



□ 비자 □ 마스터 □ 아멕스 □ JCB □ 국내용





[변 경 (例示)]





□ 플래티늄 □ 골드 □ 실버



□ 비자 □ 마스터 □ 아멕스 □ JCB



□ 본인은 국내·외 겸용카드 사용에 따른 혜택과 연회비 부담의 차이 등



상품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듣고 이해하며, 이에 발급을 신청합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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