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출기업이 많은 증시에서 이같은 원화강세기조가 약 혹은 독으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 금리인상 기조로 달러약세 원화강세
원화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8일 1057원으로 급락했다. 1050원대로 떨어진 것은 3년만에 처음이다. 원화의 가치가 높아진 건 원화상승 모멘텀이 안밖으로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밖으론 유로존의 재정문제다. 무디스가 최근 포르투갈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하고 스페인도 과도한 재정부채로 시장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그 영향으로 ECB(유럽중앙은행)이 금리인상 기조를 밝히며 달러는 약세다. 안으론 금융당국이 정책목표를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금리인상기조를 유지하면서 원화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 원화강세기조가 계속 이어갈지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정부가 정책초점을 수출이 아닌 물가안정에 맞춘 만큼 원화강세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시각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이제껏 정부가 물가안정보다는 수출확대에 정책적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이는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를 막을 모멘텀이 컸다”며 “하지만 정부의 정책기조가 다시 물가안정으로 초점이 맞춰짐에 따라 추가적인 원화강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원화강세가 일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달러약세를 부추긴 ECB 금리인상 등 모멘템의 약발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ECB의 금리인상도 유럽의 부진한 경제상황을 고려할 경우 강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며 “KB자사주 매각에 따른 달러화 매도 우위 현상도 단기간내에 해소될 수 있는 이벤트인 만큼 추세적인 가속화 의미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완만한 원화강세시 외국인매수도 기대
원화강세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수출기업이 중심인 국내증시에서 원화가 오르면 받을 돈인 달러가치가 하락해 악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하락속도가 가파르지 않으면 수출기업채산성은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완화되면서 물량측면에서의 수출회복 효과가 원화 강세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아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유익선 연구원은 “만약 환율 하락이 과도하게 진행될 경우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의 빠른 하락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내수 모멘텀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점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원화강세가 완만하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앞선다. 역사적으로도 과거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않으면 원화가치와 KOSPI는 방향성 면에서 대체로 일치했다. 또 원화강세는 외국인의 순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점도 호재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원화강세는 전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와 동반되는 모습을 보여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국내수출기업과 경쟁을 하는 원/100엔환율 절대수주으로 높아 큰 폭의 가격경쟁력 약화는 적다”고 분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