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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부담금은 반(反)서민정책인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7-13 21:52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인기 영합위해 서민들 건강해치는 정크후드방치 안돼

조세부담 늘어나는 복지비용 수익자 부담원칙 지켜야

술을 많이 마시거나 햄버거를 많이 먹는 사람은 간질환이나 비만 등 성인병으로 고생할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청량음료와 함께 먹는 햄버거도 열량이 높아 아이들 비만 유발의 주요 원인이 된다. 간질환과 비만 등 성인병으로 인한 만성질환은 수명 단축과 생활 질 저하를 불러오고 동시에 건강보험을 악화시킨다. 이 같은 만성질환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건당국은 술과 햄버거 등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건강증진부담금이 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우는 수단일 뿐 이를 도입하면 서민층 부담만 늘릴 것이라고 반대한다. 보건복지부는 일단 그 같은 방안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서둘러서 해명했다. 건강증진부담금은 국민건강 증진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기금으로 당초에는 담배에만 부과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성인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2003년부터 담배에 부과하는 건강증진 부담금을 연차적으로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담배에 이어 술, 햄버거 등 정크푸드에도 부과할 계획이다. 건강에 해로운 흡연이나 정크푸드의 소비를 억제하고 건강증진을 위한 투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배값을 올린다고 흡연율이 떨어질 거라 보기는 어려우며,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한다 고해서 서민들이 일상 먹고 마시는 햄버거, 콜라, 술 등의 소비가 크게 줄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담뱃값 인상 시도는 항상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문제는 생활비에서 상대적으로 담배 및 정크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서민층의 가계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담배를 피우는 서민들이 많은데 어떻게 값을 올리느냐며 반대한다. 그러나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담뱃값이 10% 인상되면 담배 수요를 4~8%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즉 담뱃값 인상은 효과적인 금연정책인 셈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고소득층에 비해 담배 가격인상에 더욱 민감하다.

의학계에서는 흡연의 폐해를 강조하며 우리 국민의 높은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흡연은 발암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담배로 인한 질병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치료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건강에 해롭다는 데에도 사람들은 흡연에 대해서 무심하고 또한 정치적이다. 담배는 친(親)서민적인 기호품이기 때문에 담뱃값을 올리는 것은 반(反)서민정책이라는 것이다. 담뱃값을 올리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만 늘어난다는 주장은 무조건 서민들의 환심을 사겠다는 얄팍한 인기영합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서민이 부담 없이 담배를 실컷 피울 수 있도록 해서 건강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 과연 서민을 돕는 것인가?

또한 서민들이 저렴한 정크푸드를 실컷 먹고 건강을 해치게 하는 것이 친서민정책인가?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해서 술, 담배 및 정크푸드의 소비를 억제하는 것이 그들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세계 각국은 흡연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담배에 세금을 부과해서 담배값을 올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가격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 복지에 소요되는 재원조달 문제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결국 국민의 조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복지비용도 가능하면 수익자부담 원칙을 지키는 것이 낭비를 줄이고 재원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관점에서 건강증진부담금도 담배 및 정크푸드의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권은 요즘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공짜복지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값 등록금으로 쟁점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서민들이 즐겨 피우는 담뱃값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기는 커녕 반(半)값으로 내리자는 주장이 나올지 모른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서 서민들이 저렴한 담배를 실컷 피게 하자는 배려라고 할까. 그만큼 정치권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오로지 대중인기영합적인 정책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무엇이 진정한 친서민정책인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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