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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ALCO(ALM Committee) 기능에 대하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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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7-10 23:29

삼정KPMG CS 이인석 Partner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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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ALCO(ALM Committee) 기능에 대하여…
금융위기이후 영역별 역량은 강화됐으나 기능간 협업은 미진해

최고 경영진 중심의 조화로운 결집과 최적의 의사결정 준비할때

1959년 3월 2일, 뉴욕 맨하탄 Columbia 30th street studio에 당대 재즈의 거장들이 모인다. 트럼펫의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피아노의 빌 에반스(Bill Evans)와 윈튼 켈리(Wynton Kelly), 색소폰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과 캐넌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ey) 등이다. 이들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Modal sketches에 의한 대략적인 멜로디라인만 공유한 채, 악보도, 편곡도, 리허설도 없이 바로 녹음에 들어갔다. 이렇게 재즈 역사상 최고의 명반인 Kind of blue 앨범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이 앨범이 전설적 명반이 된 이유는 아무런 연습 없이 대가들이 즉흥적으로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냈다는 데 있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은 물론, 각자의 연주 기량의 한계를 너머 다른 연주자를 지원하기도 하고 때론 리드하기도 하면서 최적의 조화와 균형을 이룬 것이다. 좀 다른 이야기 일 수는 있지만, 협연과 비슷하게 여러 전문조직으로 구성된 금융기관에서는 조직간 유기적 협업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장상황과 Global 경제 시스템의 직접적 영향으로 투자 및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자금조달, 마케팅 등에서 종합적 의사결정을 단기간에 내릴 것이 요구되고 있고, 이러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ALCO 체계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9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은행들은 리스크관리, 자산운용, 경영관리 등의 전문영역과 IT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그 결과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의 전문 영역별 역량이 상당히 발전되었다. 하지만, 기획 및 경영관리, 자금관리, 성과관리, 리스크관리, 자산운용, 마케팅 등 전문화된 각 Function간의 협업과 이를 통한 종합적 의사결정체계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일례로, 2008년 하반기부터 한동안 국내 금융시장의 시장금리가 급격히 하락했다. 마침 이때는 증권사의 CMA확산으로 은행간 수신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은행은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CD금리를 기준으로 막대한 담보대출을 실행하던 때였다.

이로 인해 각 은행들은 실질적인 금리Mismatch위험을 관리하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NIM(순이자마진)의 축소로 이어졌지만, 제대로 대책을 마련해서 대응한 은행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유는 자금관리, 경영관리, 기획, 리스크관리, 마케팅 중 어느 한 부서의 대응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유관부서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들고 모여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ALCO를 운영하고 있으나, 형식적인 협의체이거나 업무영역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협의를 통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상기와 같은 문제는 여수신 상품의 재설계, FTP조정, 유동성대책, 자산운용 및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성과 목표의 재검토 등 다각적인 대응책들이 서로 충돌 없이 복합적으로 설계되고 실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종합적 협의체가 부재했던 것이다.

국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ALCO 부재는 우선, Silo처럼 분산된 부서간 이기주의로 인해 조직간 Communication의 부재와 Function간의 격리를 낳고, 또한 불분명한 규정과 복잡한 직제로 인해 비효율적 프로세스가 많이 존재하고, 결과적으로 주요 경영진에서 전행을 종합적으로 조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위험과 각종 경영현황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전사적으로 최적화되기보다는 부분 최적화된 경영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급격한 Globalization 추세로 인해 예상치 못한 수많은 위험요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금리, 환율, 물가 등 주요 시장지표들의 변동성이 날로 확대되는 최근의 금융시장에서 최적의 신속한 의사결정은 금융기관 경쟁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핵심역량이다.

국내 은행들은 이제 전문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 이상으로, 그러한 역량을 최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어떻게 조화롭게 결집해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ALCO에서 다루어야 할 의사결정의 대상과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주요 전략적 의사결정에 경영진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경영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경영현황에 대한 전사적 이해를 제고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ALCO가 기능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은행이 복잡한 제도와 직제 등 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악보도 없이 대략적인 Modal sketches에 의해 연주자간 협주의 극치를 보여준 명반 Kind of Blue의 의미를 되새겨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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