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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시장주도 대형IB ‘시큰둥’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6-20 00:05

삼성, 미래에셋證 등 대형사 M&A 부정적
엇비슷한 비즈니스모델로 시너지효과 미흡

금융위가 산은지주의 우리금융지주입찰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사실상 ‘대우+우투’의 합병은 물건너간 상황이다. 이번 발표로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형IB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대형IB의 경우 정부주도로 추진했을 뿐 당사자인 증권사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등 대형IB에 대한 당국과 시장의 시각차가 크다.

◇ 대형사 M&A 정부주도에서 시장으로 이동

대형IB 탄생이 불투명해졌다. 이제껏 대형IB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대우+우리투자증권’합병에 따른 대형투자은행의 탄생. 정책을 주도하는 금융위원회 김석동 위원장이 취임부터 글로벌빅딜을 주도하는 대형IB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합한 모델로 ‘대우+우리투자증권’합병을 꼽기도 했다.

최근에 국책금융기관인 산은지주가 민영화방안의 일환으로 매물로 나왔던 우리금융지주 입찰의사를 밝히면서 ‘대우+우투’합병카드의 실현가능성은 더더욱 높아졌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은 각각 인수자인 산은지주, 피인수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이다. 이들 모회사가 합칠 경우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정책인 메가뱅크, 대형IB 모두 실현된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시나리오가 성사될 가능성이 유력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산은지주의 우리금융입찰을 포기하는 쪽으로 교통정리하며 상황은 완전히 바꿨다. 정부주도의 대형IB 육성이 사실상 불발로 끝나면서 관심은 시장주도의 증권사 자발적인 M&A로 옮겨간 상황이다. 실제 업계에선 대형IB정책의 취지엔 공감하나 M&A를 추진하는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유력후보로 꼽히는 삼성증권 관계자는 “필요한 시기가 오면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로선 증권사합병에 대한 아무런 논의, 계획도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국내증권사 M&A는 없다고 공식화한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해외시장확대를 위한 해외자산운용사나 해외증권사의 인수합병은 추진할 수 있으나 국내증권사의 M&A는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입찰참여로 네크워크확장을 꾀하는 한국투자증권도 “지주와 시너지를 살리는 쪽으로 저축은행 등 타금융기관의 합병엔 길을 열어뒀으나 국내증권사의 인수합병은 없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우리투자증권 외에 마땅한 매물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매각방식의 경우 공적자금회수의 극대화를 위해 회사를 분리하지 않고 지주사 전체를 한꺼번에 파는 일괄매각방식을 취했다. 안그래도 대형증권사들이 덩치키우기에 대한 반응이 미지근한 상황에서 일괄매각 방식으로 진입장벽을 높여 사실상 인수기회를 원천봉쇄한 셈이다.

◇ 대형증권사 낮은 인센티브로 실익 떨어져

전문가들은 정부주도의 ‘대우+우투’합병이 무산된 상황이 증권사가 중심인 시장주도 인수합병에 따른 대형IB가 탄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스스로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하는데, 유인책이 낮은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큰 금융사들의 경우 정부방향대로 움직일 수 있으나 여타 회사들은 주요 주주가 있어 손익을 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도 “정부기대로 대형IB가 탄생하려면 자기자본규모 2조원 증권사들이 합쳐야 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증권사들은 6~7개사로 조합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또 영업구조가 비슷해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합칠 명분도 적다”고 말했다.

한편 사실상 대형IB탄생이 어려워지면서 헤지펀드의 업무 등 자격요건의 손질도 불가피해졌다. 금융위는 지난달 공청회에서 헤지펀드의 경우 자기자본 4~5조원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프라임브로커, 기업대출같은 신규업무를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그 자격을 충족하는 증권사가 없는 만큼 그 커트라인은 다소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하위 증권사들이 무너지고 큰 회사들이 이들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야 하는데, 경쟁력이 떨어져도 증권업 라이센스보유에 따른 브로커리지수입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자본규모를 키우는 증권사들에게 과감히 인센티브를 줘야 시장주도의 인수합병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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