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는 3%대의 수수료율을 고수하고 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보험사들은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등 소멸성 상품에 대해 제한적으로 활성화 돼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대한·교보·ING생명 등은 카드사와의 가맹점계약을 철회했고, 삼성생명 역시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가맹계약을 맺고 있을 뿐, 다른 카드는 받지 않고 있다. 이마저도 순수보장성 상품에 한정돼 있어, 해당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나마 신한·KDB·동양생명 등 일부 중소 국내생보사들만이 카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 문제의 핵심은 수수료율
보험업계는 현재 3%수준인 수수료율을 주유소나 골프장 등에 적용되는 1.5% 수준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카드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카드로 납입할 경우 보험료도 카드수수료 만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 업권이 맞서고 있지만 보험사와 카드사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면서 보험료 카드납부 소비자를 보호하는 정책적 유도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 소비자는 뒷전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수수료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해 6월 입법한 개정 여전법 시행령은 보험사와 카드사간 가맹계약을 자율화하고 있는데, 그 이후 가맹계약을 맺고 있는 보험사들까지 이를 철회했다. 카드결제 금지항목에 저축성보험료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금융위는 이를 보험사와 카드사간 자율에 맡기면서 이미 카드로 납부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권익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후속 조치가 없어, 양 업권간 다툼 속에 피해와 불편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 일선 영업조직도 불만
영업조직에서도 불만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초회보험료의 카드납부가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이 역시도 중지시켰기 때문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보험가입이 성사되면 초회보험료는 카드로 받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청약철회도 방지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며, “카드 납부가 중지된 것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현장에서는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초회보험료만 카드 수납하는 것을 금지시킨 것은 금융위원회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여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보험상품의 카드거래 여부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해,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고, 카드가 가장 보편화된 결제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가맹점 자신의 이익만 고려하는 계약자유의 한계를 넘어서는 형태로서 허용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에서는 여전히 초회보험료를 카드로 받는 것이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다.
결국 금융당국은 보험사와 카드사간의 자율에 맡기고 일부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제재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 안철경 금융정책실장은 “보험사들이 카드를 받지 않는다면 카드결제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침해하는 셈이지만, 반대로 카드를 받는다고 해도 카드수수료 만큼의 요율이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보험사와 카드사가 적정 수준에서 합의점을 도출해 보험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카드사에는 매출 신장을, 소비자에게는 편익 제고를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양 업권이 협상결렬 이후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당국의 유도 없이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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