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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함이 경쟁력이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6-15 23:09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왜들 이러지?” 신문을 읽다가 무심결에 툭 튀어나온 말입니다.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왕짜증이 납니다. 세상이 왜 이런가, 크게 회의하게 됩니다. 뭔가 가슴 뭉클하게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기사는 발견하기 어렵고 여기저기서 ‘부정부패’한 뉴스들이 줄기차게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작심하고 일간 신문을 분석해봤더니 단 하루치 신문에도 별별 이야기가 다 있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하여, 정말 그래서는 안 될 위치에 있는 사람까지 걸려들었습니다. 억대의 뇌물이 오갔다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국민의 권익을 옹호해야할 사람이 - 그것도 간부가 - 자기네 여직원을 성폭행하여 구속되었습니다. 장관 임명을 위한 청문회에서는 돈 몇 푼 때문에 평생 쌓아온 이미지에 먹칠을 당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너희들만 해먹냐? 나도 빠질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10여억 원의 돈을 배짱 좋게 빼돌린 여사원의 소식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회사는 부도가 나서 문을 닫았다네요.

◇ 절실한 부패척결

이것이 하루치 신문에 보도된 굵직한 사건들입니다. 며칠간 더 추적하거나 자잘한 것까지 들추어낸다면 훨씬 더 많은 추잡한 사건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정부패 척결! 저의 기억으로는 수십 년 전, 박정희 대통령시절부터 서슬 퍼렇게 외쳐왔던 구호로 기억합니다. 저의 기억에만 없을 뿐이지 그 이전의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서정쇄신’이니 ‘사정’이니 하며 난리를 쳤지만 ‘척결’됐다는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기술(?)이 더 발달하고 배짱이 커져서 더욱 더 교묘하고 대담한 수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버젓이 큰소리치며 행세하는 세상을 보면서 양심 바르게 사는 착한 사람들은 가슴이 답답해 터질 지경이 됩니다. 나라가 한탄스럽고 지도자가 원망스러울 게 뻔합니다. 며칠 전,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이런 글을 봤습니다. 제목은 ‘세계에서 제일 웃기는 나라’인데, 일부를 소개합니다.

<전기가 잘 들어오는데도 세계에서 양초를 제일 많이 소비하는 나라/대로에서 확성기로 한 달 내내 떠들어도 아무도 안 잡아 가는 나라/경찰을 거지보다도 얕잡아 보는 나라/대통령 알기를 초등학교의 반장 정도로 아는 나라/광우병은 구경도 못했으면서 제일 무서워하는 나라/공산국가도 아니면서 좌익이 제일 판치는 나라/웬만한 개인 빚은 조금만 기다리면 국민세금으로 다 탕감해 주는 나라/웬만한 죄는 기념일 몇 번만 기다리면 다 방면되는 나라…>

누군가 우리나라의 형편을 돌아보며 엄청 속이 상해서 쓴 글임에 분명합니다. 분노와 허탈을 넘어 자포자기의 심정이 묻어납니다. 표현이 좀 시니컬하기는 하지만 나라의 총체적 부실을 일리 있게 지적했습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가 되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비리부패의 척결이라고 확신합니다. 분명히 법을 어기고 돈을 해먹었는데도 “대가성은 없었다”는 식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하거나, 몇 년간 옥살이를 하고 ‘기념일’에 방면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치인과 고위 관료가 존재하는 한 선진국가, 공정사회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진국가’란 ‘선거로 진출한 사람이 바르게 처신하는 국가’요, ‘공정사회’란 ‘공직자가 정도를 걷는 사회’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그만큼 정치인과 공직자의 역할과 처신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2009년도에 국가청렴도 세계1위를 차지하는 등 국가경쟁력이 막강한 핀란드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공무원에게는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가 되면 위험하다(A warm beer and a cold sandwich are suitable for a civil servant but vice versa they are risky).” 즉, 공직사회에서는 시원한 맥주 한잔, 따뜻한 샌드위치 정도만 되어도 뇌물이 되어 위험하다는 의미입니다. 1990년대 초, 마치 우리나라가 IMF를 겪었던 것처럼 크나큰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국가 전체가 부도 위기에 몰렸던 핀란드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짧은 시간 내에 선진국이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지도층의 청렴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 욕하면서 닮는다?

최근,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하나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작심한 듯 ‘부패척결’을 치고 나왔습니다. 내용은 삼성 자체의 잘못된 풍토와 기강해이를 질타하는 것이지만 제가 받는 느낌은 꼭 내부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글로벌 대기업을 운영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내외’의 심각한 부패의 실상을 그렇게 부각시킨 것 아닌가 싶습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부패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아니,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시적으로 잘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망하는 길입니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입으로는 비리와 부패를 성토하면서도 자기 스스로 닮아가며 썩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들 냉정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깨끗함이 경쟁력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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