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랩잔고는 36조원을 넘었으며 올해엔 약 5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문형랩으로 머니무브현상이 가속화되며 증시로 신규자금이 밀려들면서 코스피도 2000 시대를 열었다.
증권사에게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수료가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1~2% 더 많아 펀드환매로 된서리를 맞았던 WM부문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증권사들에게 알짜배기 수익원으로 평가받던 자문형랩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먼저 규제의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스폿형랩 판매금지가 대표적이다. 자문형랩 쏠림현상이 나타나며 금감원은 일종의 목표달성형 상품인 스폿형랩의 목표수익률 제시행위가 개정안과 어긋난다며 판매금지조치를 내렸다. 최근 중동리스크 등에 따른 증시조정에서 자문형랩도 펀드런같은 대규모 자금이탈이 나타날지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랩시장이 수수료인하로 가격경쟁과 서비스경쟁 사이의 갈림길에 놓였다. 미래에셋, 현대증권등이 자문형랩 수수료를 30~50% 낮추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신한금융투자, SK증권 등도 수수료인하에 동참했다.
반면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상위사업자들은 전문인력 컨설팅 등 서비스강화로 맞불을 놓고 있다. 1대1 고객성향반영이 중요한 랩의 특성상 PB 등 자산관리, 맞춤형시스템업그레이드 등 서비스질의 향상으로 수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지각변동에도 불구하고 랩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랩 어카운트 시장은 GDP 대비 0.4% 수준에 불과하다”며 “랩 어카운트 시장이 초기 시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성장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도 “고위험·고수익의 랩특성상 금융당국의 규제는 지속되지만 고객 니즈가 존재하는 한 랩의 성장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며 “상품다양화와 고객의 대중화로 랩시장파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문형랩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론 노후관련 비지니스가 유력하다.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은 “증권업계에게 아직 블루오션으로 남은 유일한 부문이 노후, 은퇴관련부문”이라며 “자산증식에 강점이 있는 증권의 특성을 살려 노후대비 상품이나 서비스는 어떻게 접목하느냐에 따라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노후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삼고 퇴직연구소설립, 교육, 시스템 등 바닥을 다지는 중이다. 퇴직연금적립금이 2조원을 넘으면 3년 이내 BEP를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도 연금의 안전성과 증권의 수익성을 결합한 퓨전형상품인 골드에그를 내놓았다. 앞으로 자문형랩, 헤지펀드, 채권 등 다양한 복합금융상품을 라인업하고 생애평생자산관리 서비스로 노후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