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구조설계, 이색자산편입으로 업그레이드
돌발악재로 위축될줄 알았던 자문형랩이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1차 쇼크는 스폿랩판매 중단. 금감원이 지난달 18일최저, 최고수익률 제시행위가 개정안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스폿랩 판매를 금지했다.
증권사입장에선 인기상품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터라 충격이 컸다. 하지만 신상품구조 등 신종랩개발으로 위기로 기회로 활용하는 상황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국투자증권 스탭다운랩이다. 판매중단 이틀만에 출시한 이 랩은 기존의 스폿형랩의 장점에다 스탭다운방식을 채택, 위험관리를 더한 구조다. 스텝다운은 고객과 합의 아래 운용수익률(7%)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단계별로 주식편입비율을 낮춰 안정성도 높였다.
대우증권이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오토스위칭 랩( Auto Switching Wrap)’도 이색적인 상품구조를 자랑한다. 일반적인 자문형 랩과 달리 시장상황에 따라 자문형 랩과 채권형 랩을 자동전환하는 구조를 택했다. 상품구조를 살펴보면 처음엔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문형랩으로 운용되다가 전환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랩으로 자동으로 전환된다. 전환 이후에도 KOSPI지수가 전환일 대비 마이너스 10% 아래로 떨어지면 도로 자문형랩으로 바뀐다. 기존의 스폿형랩에다 자동전환구조를 접목,시장변동성까지 활용해 추가수익기회를 제공하는 등 한단계 더 진화했다는 평이다.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김희주 이사는 “최근 유행했던 목표달성형 상품가입할 때 단기간 목표달성 및 재가입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개선한 것이 오토스위칭방식”이라며 “일정 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자에게 비용절감 및 추가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일석 삼조의 상품이다”고 설명했다.
◇ 랩세분화, 다변화로 시장파이도 확대
최근 랩수수료인하라는 복병을 만난 대형사들도 랩진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해외주식을 랩으로 묶은 해외주식형랩이 눈에 띤다. 우리투자증권이 투자포트폴리오 확대차원에 선보인 MIKT, G2랩의 투자대상은 ETF다. 특히 MIKT(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는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에 떠오르는 나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증권업계에선 최초로 출시됐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ETF활용으로 자산가들의 니즈에 한발 앞서 대응했다는 평가다. 또 G2 ETF 랩도 미증시에 상장된 G2(미국, 중국) 국가관련 ETF투자로 미국시장의 안정성과 중국시장의 역동성이라는 시너지효과를 누리도록 설계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11일 미국 레그 메이슨과 MOU를 맺고 미국 직접투자 랩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운용자산규모가 총 6,677억달러(약 740조원, 세계 11위)인 자산운용사로 이번 제휴로 레그 메이슨의 자문을 받아 미국 중소형 섹터에 주로 투자하는 미국 직접투자 랩을 3월초 출시할 예정이다. 또 삼성증권은 지난 1월 중국 최대 운용사인 ‘화샤기금(華夏基金)’과 MOU를 통해 중국 소비관련주에 집중투자하는 랩도 선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랩진화 움직임에 대해 토러스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스폿형랩판매중단, 수수료인하 등 리스크는 오히려 랩의 세분화, 다양화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고객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등 랩의 대중화로 시장의 파이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