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 10일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 일부 증권사들이 자문형 랩 수수료를 1.5%~1.9%대로 전격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식형 펀드 대비 저렴한 수준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14일부터 국내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연 1.90%로 인하키로 했고, 현대증권도 업계 최저 수수료 수준인 1.5~1.0%까지 인하 할 방침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는 최근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국내 자문형 랩의 수수료 현실화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저변 확대와 함께 고객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신규고객은 물론 기존 가입 고객들에게도 인하를 실시, 자산관리 영업의 핵심이 될 개인 고객층 랩을 집중 육성한다는 포석인 셈.
한편, 증권사들의 경쟁 구도로 인한 수수료 인한 러시로 운용사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가뜩이나 자문형 랩의 부각으로 어려워진 펀드 시장 업황으로 시름이 큰 상황에 이번 랩 보수 인하 영향이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펀드시장 반응은 오히려 담담하다. 실상 지난해 초 선발주자였던 자문형 랩 주관 증권사들의 성과는 좋았지만, 최근엔 주식형 액티브 펀드 대비 자문형 랩 성과는 뒤처지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조정기에 맞춰 대규모 신규 자금들이 뭉칫돈으로 유입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이 대세인 것.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증시의 조정 조정흐름이 감지되면서 2월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로만 3286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일: 2011.2.9) 용업계 관계자들도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선 설왕설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 수수료 인하 카드만으로 펀드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대형 운용사 리테일 마케팅 부장은 “증권사들 주식 수수료 만큼, 랩도 최근 후발주자들이 가격 경쟁을 통해 보수 인하 마케팅으로 승부 보려는 경향이 커 보인다”면서 “고액자산가들에겐 먹힐지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들에겐 저렴한 보수보단 역시 성과가 더 어필할 것으로 보이고 펀드 시장에 미쳐질 영향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외국계 운용사 리테일 마케팅 본부장 역시 “지난해 초만 해도 선발주자 증권사들의 자문형 랩 성과가 좋아 태풍의 눈이었지만, 최근엔 랩에 돈도 몰릴만큼 모였고 다시금 펀드로 자금들이 회귀하는 모습”이라며 “성과를 동반하지 않은 단순한 보수인하에 따라 펀드 시장에 미쳐질 영향은 미미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자문형 랩을 주도한 삼성, 우리투자증권이 가격 인하를 한다면 다소 충격적이겠지만, 아직까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에 자문형 랩 수수료 인하를 선언한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은 후발주자로써, 수탁고가 미미한 형편이다. 이른바 자문형 랩 1조 클럽인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증권(2조 9000억원)과 우리투자증권(1조 3500억원)은 이번 수수료 인하에 동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