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보수가 2~2.3%P인데 반해, 자문형 랩은 이보다 높은 3.0%p의 평균 보수를 책정해 왔었다.
당초 랩은 성과 보수 개념이 셌던 상품이라,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성향과 자문사들에게도 분배할 비율 등을 고려해 펀드 대비 높은 보수였던 것.
그러나 지난 10일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이 자문형 랩 수수료를 1.5%~1.9%대로 전격 인하한다고 밝혔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14일부터 국내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연 1.90%로 인하키로 했고, 현대증권도 업계 최저 수수료 수준인 1.5~1.0%까지 인하 할 방침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는 최근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국내 자문형 랩의 수수료 현실화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저변 확대와 함께 고객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신규고객은 물론 기존 가입 고객들에게도 인하를 실시, 자산관리 영업의 핵심이 될 개인 고객층 랩을 집중 육성한다는 포석인 셈.
한편, 증권사들의 경쟁 구도로 인한 수수료 인한 러시로 운용사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자문형 랩의 부각으로 어려워진 펀드 시장 업황으로 시름이 큰 상황에 이번 랩 보수 인하 영향이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펀드시장 반응은 오히려 담담해 이목을 끈다.
실상 지난해 초 선발주자였던 자문형 랩 주관 증권사들의 성과는 좋았지만, 최근엔 주식형 액티브 펀드 대비 자문형 랩 성과는 뒤처지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조정기에 맞춰 대규모 신규 자금들이 뭉칫돈으로 유입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이 대세인 것.
이와 관련 대형 운용사 리테일 마케팅 부장은 “증권사들 주식 수수료 만큼, 랩도 최근 후발주자들이 가격 경쟁을 통해 보수 인하 마케팅으로 승부 보려는 경향이 커 보인다”면서 “고액자산가들에겐 먹힐지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들에겐 저렴한 보수보단 역시 성과가 더 어필할 것으로 보이고 펀드 시장에 미쳐질 영향은 크게 걱정 안해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운용사 리테일 마케팅 본부장 역시 “지난해 초만 해도 선발주자 증권사들의 자문형 랩 성과가 좋아 태풍의 눈이었지만, 최근엔 랩에 돈도 몰릴만큼 모였고 다시금 펀드로 자금들이 회귀하는 모습”이라며 “성과를 동반하지 않은 단순한 보수인하에 따라 펀드 시장에 미쳐질 영향은 미미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