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 업계에 83, 87학번 전성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9일 자산운용, 투자자문업계에 따르면 신설 투자자문사들이 영업을 개시하며 시장과 투자자의 이목을 끌자 83,87학번 펀드매니저 출신 인사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 출범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서재형 한국창의투자자문 사장이 대표적. 한국창의투자자문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간판 펀드매니저 출신인 서 사장이 김영익 전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등과 설립, 창업 준비기부터 기관투자자들이 ‘사전 예약’을 할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예상대로 이틀만에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고,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종목의 주가가 출렁이는 등 큰 반향을 불러모으면서 영향력을 확인했다.
더욱이 서 사장은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83학번 동기생이라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구 부회장과 서 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사장과 전무로 일하면서 지난 2006∼2007년 ‘디스커버리펀드’ 신드롬을 일으킨 스타 펀드매니저였던 것. 여기에 연세대 83학번 동기생인 김경창 전 부국증권 IB사업부 상무도 아인에셋투자자문을 설립하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연세대 경영학과 83학번은 자산운용업계는 물론 증권사에도 다수 포진, 최대 인맥 중 하나로 꼽힌다. 구 부회장과 서 사장이 경영자로서 제2의 황금기를 질주한다면 아직도 일선에서 자금운용과 펀드 운용 등을 직접 관장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자타공인 기관과 운용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장재하 국민연금 증권운용실장과 강선식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등이 이에 속한다.
이에 뒤질새라 87학번들도 속속 자산운용, 투자자문업계를 접수하고 있다.
이들 87학번 펀드 매니저들의 특징은 전통적인 수익률 관리에 더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다소 공격적인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 87학번 매니저 대표주자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김태우 한국주식투자부문 대표가 처음 운용을 맡은 피델리티코리아주식형펀드의 경우 한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역내 펀드로 매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spectrum)에 따르면 ‘피델리티코리아주식형펀드’의 1년 기준 성과(38.17%)는 동기간 국내 주식형 유형평균(34.81%)을 앞지르고 있다. (기준일:2011.2.8)
이 밖에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국내 펀드매너저 508명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쿼드투자자문의 김정우 대표나 우리자산운용에서 스타 펀드 매니저로 활약하다 지난해 4월 인피니티투자자문으로 이동해 1년6개월만에 수탁고를 20배나 끌어올린 프렌즈투자자문 박관종 대표도 자문사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쿼드투자자문은 창의투자자문과 함께 최근 신설된 자문사중 다크호스로 가장 주목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83, 87학번 인사들이 금융투자업계에서 각기 차별화된 운용 역량으로 주목받는 형편”이라며 “83학번들이 국내 메이저급 금융사나 기관들에 포진해 안정적은 운용성과를 연출한다면, 떠오르는 87학번들은 좀 더 적극적이거나 초과수익을 얻는 공격적 운용을 펼치고 있어 이들의 성과를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