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과 자기주식, 현금성자산 일부를 분할하여 지주사를 설립하고, 지주사 주식 상장 후 메리츠화재 주식을 지주사가 공개 매수하여 지주사의 자회사 주식 보유요건(상장 30%, 비상장 50%)을 충족시킨다는 전략인 것.
이후 메리츠화재는 그룹 계열사 주요 주주들의 지분 정리 작업을 진행하는 등 금융지주회사 설립 인가기준을 맞추는 작업에 들어갔다.
메리츠화재는 8월말까지 예비인가 신청 및 승인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주사 설립 인가기준을 맞추는 작업이 조금씩 지연되면서 금융위원회에 지주사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8월 초에 제출, 아직까지 승인받지 못했다.
메리츠화재측은 예비인가 승인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최근 국감과 신한사태 등으로 인해 금융위원회가 예비인가 승인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지주사설립 예비인가를 승인받으면 분할에 대한 이사회 및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11월에 지주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본인가를 신청해 1월에는 지주사를 상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예비인가 승인이 늦어지면서 메리츠화재 지주사 설립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비인가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원명수 부회장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메리츠화재가 지주사전환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9월이다.
2007년 6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원명수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을 의뢰한 시기다.
이후 2008년 하반기에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주사 전환을 잠정 중단했다가 2010년 1월 실손의보 불완전 판매로 원명수 부회장이 문책 경고를 받으면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문책 경고로 인해 원명수 부회장이 연임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내년 6월 원 부회장의 임기만료전 지주사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에 따라 올 5월부터 지주사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원명수 부회장의 승진과 외부컨설팅 의뢰, 지주사 완료 시기와 원 부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가 우연히 근접한 것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원명수 부회장의 임기만료와 지주사 전환 완료 시기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임기만료에 맞춰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처음 지주사 전환 추진 일정을 수립할 때도 예비인가 및 본인가 승인에 따라 일정을 조정할 수 있음을 주주총회 등을 통해 밝혔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