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생보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중인 22개 생보사들의 FY2009말 기준 위험률차익률은 10.96%로 전년동기 10.07%에 비해 소폭 개선됐으나 금융위기 직전인 FY2007에 비해서는 무려 4.94%p나 악화됐다.
‘위험률차익률’이란 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률과 실제 사망한 비율의 차이다.
흔히 생보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이며 수치가 낮을수록 생보사들이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차익(死差益)이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한다.
회계 연도별로 살펴봐도 생보사들의 위험률차익률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위험률차익률이 6.83%로 금융위기 직전인 FY2007에 비해 무려 12.57%p 하락해 한자리대로 추락했다.
국내사의 경우도 11.94%로 외국계사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지만 금융위기 직전 보다 악화된 상태다.
무엇보다 22개사 중 4개사를 제외한 모든 생보사가 금융위기 직전보다 위험률차익률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들이 심각한 상황이다.
내국계 생보사에서는 kdb생명과 동부생명이 금융위기 직전보다 위험률 차익률이 10%p 이상 줄었다.
반면 외국계 생보사들은 푸르덴셜생명, 라이나생명, 알리안츠생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10%p이상 위험률차익률이 감소했다.
교보생명, 푸르덴셜생명, 카디프생명, KB생명만 금융위기 직전인 FY2007에 비해 위험율차익율이 개선됐다.
이처럼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위험보험료에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남은 이익인 위험률차익이 급감하는 이유는 사망급부의 보험금 지급이 줄어드는 규모보다 생존급부에서 나가는 보험금 지출 증가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즉,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은 줄어드는 대신 노년기 질병 등을 보장하는 생존담보에서 보험금 지급이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생보 전체 위험보험료 중 사망급부 비중은 계속 하락해 현재 절반 이하 수준이며 생존급부가 과반을 차지한다.
또한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0만3000원이었고 60대는 14만6020원, 50대는 8만5465원, 40대는 4만9133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체 위험보험료 중 생존급부보다 사망급부 비중이 높은 생보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률차익률이 양호한 편이다.
대표적인 예가 푸르덴셜생명인데 이 회사는 종신보험 등 사망보험 비중이 70%대로 업계 평균 40%대보다 두배 가량 높다.
이로 인해 위험률차익률도 50.92%로 생보사들중 가장 높다.
이와 함께 상품개발·가입심사(언더라이팅)·내부통제시스템 등 리스크관리 미비도 위험률차익 악화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가입 및 보험금지급 심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상품포트폴리오를 적절히 조정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