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러스투자증권은 2000년 이후 액면분할을 실시한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인 코스피 68개 종목을 지수화해 성과를 분석한 결과 액면분할 예정기업을 매수할 때 시장대비 최고 17%p의 초과수익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분할공시는 평균적으로 매매거래정지 40~50일(거래일 기준) 전에 이뤄지고 주가는 공시시점부터 반응한다. 액면분할의 재료로 주가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선취매에 나선데 따른 것이다. 분할 뒤 주가는 10일 정도의 조정기간을 거친 후 약 30일 동안 주가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액면분할이 주가상승을 이끄는 원인으론 유동성효과를 꼽았다. 실제 액면분할 예정기업의 회전율은 평균 21% 수준으로 2000년 이후 코스피상장사 평균 회전율이 39%인 것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낮았다. 하지만 액면분할 뒤 회전율은 21%에서 34%로 1.5배 이상 늘어 유동성 부족에 따른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액면분할 이후 PER도 높아졌다. 지난해 액면분할기업의 PER와 순이익컨센서스 추이를 비교하면 이익전망치가 하향조정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덩달아 액면분할 기업의 PER수치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상승이 펀더멘탈 개선이 아닌 유동성 효과로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 프리미엄에 힘입어 밸류에이션이 레벨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토러스투자증권 곽상현 연구원은 “내재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액면분할이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유동성 증대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펀더멘탈이 좋아도 유통주식수가 부족하면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데, 액면분할은 이런 기업들의 유통주식수를 증가시켜 거래를 유발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곽연구원은 이 같은 원리를 활용한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분할 이후 수익률 고점이 거래정지 이전 최고 수익률보다 3%p 높은 수준”이라며 “분할 뒤 하락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액면분할 공시시점에 매수하여 거래정지 혹은 분할 재상장 시점에 매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