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하나캐피탈 적자결산 불가피할 듯
최근 할부금융과 리스시장이 깊은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면서 기업 및 개인사업자들이 할부금융과 리스 등을 통해 시설투자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간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도 다시 가열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롯데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 등 일부 캐피탈사의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띈다. 특히 롯데캐피탈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어 캐피탈시장의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 현대캐피탈 이익잉여금 1조 돌파
18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사 등을 통해 12월말 결산법인 가운데 주요 캐피탈사들의 3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영업실적 부진 등에 벗어나 서서히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위 캐피탈사의 12월말 결산 전망은 당초 절망적 상황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캐피탈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국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신차 구입시 특소세 인하 정책에 힘입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신차 구입시 특소세 인하 정책과 신 모델 출시와 금융위기 안정 등이 맞물려 주력 사업인 자동차 할부 금융과 리스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향상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3분기까지 34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이익잉여금이 1조원대를 넘어섰다.〈표 참조〉
신용대출시장에서 알토란 성과를 바탕으로 리스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는 롯데캐피탈 역시 외형 뿐만 아니라 내실에 있어서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518억원) 실적을 훌쩍 뛰어 넘었다. 자산건전성 기준 지표가 되는 연체율 또한 1%대를 유지하고 있어 업계 수위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개인신용대출시장에서 좋은 경영성과를 거두면서 이를 기반으로 조달청 입찰이나 거액의 투자설비 리스물건 등을 낮은 금리로 인수하는 영업활동이 선순환구조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파이낸셜도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경영권 인수 이후 최대의 경영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파이낸셜은 이미 지난해 순이익을 초과했다.
우리캐피탈 역시 3분까지 누적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실적을 초과하는 등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실물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일부 캐피탈사는 시장 불황 속에서도 견고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하나캐피탈과 두산캐피탈 등은 이번 결산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
◇ 하나캐피탈 첫 적자결손 예상
특히 하나캐피탈은 3분기까지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면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적자결손이 예상된다.
자산 역시 영업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말보다 7.8% 가량 줄었다. 다만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어 4분기 영업실적에 따라 손실규모 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캐피탈도 3분기 영업 실적이 회복되면서 손실 폭을 줄여가고 있으나 올해 적자 결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번 회기에 적자를 기록할 경우 두산그룹 편입이후 처음으로 적자결산을 기록하게 된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두산그룹 계열사 편입이후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순이익이 다소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내년 기업금융시장 전망이 살아날 것으로 보여 실적 턴어라운드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캐패탈 역시 상반기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자산 규모가 8000억원 넘게 줄었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 보다 1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신한캐피탈과 기은캐피탈, 한국씨티그룹캐피탈 등은 지난해 10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영업확대에 나서지 않아 자산과 순이익이 줄었다.
신한과 기은캐피탈의 실적 감소는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전반의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영업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일반대출시장 부진 또한 상당부분이 선박 및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이 나가기 때문에 부동산시장과 해운시장 불황 등이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기업어음 등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팩토링 영업이 위축되면서 자산이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 다시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요 캐피탈사 3분기 누적 경영실적 현황 〉
(단위 : 백만원)
※ 3분기 누적(2009년 1월부터 2009년 9월말까지) 경영실적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