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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칼럼] 바람직한 리스크 관리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6-21 19:06

조재범 F1컨설팅 총괄이사

[F1칼럼] 바람직한 리스크 관리자
치밀한 분석력과 위기대응능력 갖춘 설득력 있는 관리자

영업 및 트레이딩 등 실무 전반에 대한 이해력도 높여야

요즘 지상파 TV 3사의 여성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다. KBS의 ‘천추태후’, MBC의 ‘선덕여왕’과 SBS의 ‘자명고’를 말한다. 나 또한 이들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무엇보다 여자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상호 대조적인 강한 이미지로, 이들의 캐릭터를 만약 내게 투영한다면 나 자신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면서 보니 더욱 흥미진진하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서 이들 여주인공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한 연세대 황상민 교수의 기사를 보았다. 스타일을 1) 치밀형 2) 열정형 3) 관계형 4) 영웅형으로 분류하고, 이들 사극에 등장하는 5명의 역사적 여성 인물들의 리더십 스타일과 각 스타일의 특징을 비교한 내용이었다.

먼저,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선덕여왕’에서, 여러 왕과 남자들을 거느렸다는 ‘미실’은 대의를 위해서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수를 용납치 않는 ‘치밀형 리더십’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스타일의 특징은 “완벽을 지향하기 때문에 권위주의적이고, 일 중독자가 많으며,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편으로 집중력과 지속성을 요구하는 업무에 적절한 스타일”이라 한다.

또한 훗날 신라 최초의 여왕이 되는 ‘덕만공주’는 도전정신과 창조적 사고방식을 토대로 전문적 지식을 갈구하는 ‘열정형 리더십’으로 표현된다. 이 스타일은 “직장동료나 부하직원에게 인기가 많으며 새로운 영역에 대해 탁월한 개척능력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나, 자기 스타일만을 강조하는 단점”이 있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천추태후’에서, 경종의 부인인 이 여인은 동양적 리더십에 가까운 ‘큰형님(大兄)’ 스타일로, 의리를 중시하는 ‘관계형 리더십’을 지닌 여걸 중 여걸로 표현된다. 이 스타일은 “상황판단이 빠르고 직장동료나 부하직원에게 동기부여를 잘하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달성에는 능숙하나, 감정에 치우쳐 위기대응능력이 타 스타일에 비해 뒤지는 편”이라 한다.

한편, ‘영웅형 리더십’은 ‘영웅’이란 단어에서 보듯이, 최소한 세종대왕이나 이순신과 같은 위인이어야 하므로 우리가 이러한 리더십을 접할 가능성은 그 자체로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구려와 낙랑을 배경으로 한 ‘자명고’에서, 낙랑공주와 자명공주는 4가지 스타일이 적절히 섞인 가장 설득력있는 품성을 지닌 ‘혼합형 리더십’으로 표현된다. 낙랑공주는 “스케일이 크고 결단력있는 영웅형 기질의 혼합형 리더십”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역사 속 가상 인물인 자명공주는 “목표를 향해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수행하는 치밀형 기질의 혼합형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스타일과 관련한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전술한 4가지 스타일과 혼합형 스타일(치밀형기질, 관계형기질, 열정형기질, 영웅형기질)로 구분해볼 때, 이중 어느 스타일이 리스크관리 담당자에게 맞을까? 이는 때때로 나 자신에게도 던져 보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개개인의 가치관과 견해의 차이에 따라 물론 상이할 것이다. 나 역시 지난 10여년간 리스크관리 컨설팅을 수행해 오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업무 담당자들을 만나 왔는데, 그야말로 ‘영웅형’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유형의 담당자들을 접하였던 것 같다.

비록 많이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지난 해의 악몽과도 같았던 금융위기의 경험에비추어볼 때, 리스크관리는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히 살 때, 닥쳐올 위태로움을 생각함)하여 미래를 대비해야만 하는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 있는 핵심업무이다. 기억을 더듬어 2003년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던 카드대란사태를 생각해보면, 당시 경영실적이 좋았던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분사까지 하면서 풍성한 성과급 등으로 호시절을 즐겼다.

그러나 무분별한 과당경쟁이 초래할 미래의 변화예측을 소홀히 하여 결국 독자생존의 길을 포기하고 다시 모은행의 품으로 돌아가는 쓰라린 경험을 맛보았다.

따라서 위기대응능력이 다소 뒤지는 ‘관계형’ 스타일이나, 지나친 도전정신으로 자기 스타일만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는 ‘열정형’ 스타일은 리스크관리에 있어 최적의 적임자는 아닌 듯싶다. 세상사가 병가지상사라지만 세상사만큼 복잡다단한 금융시장에서 한번의 실수는 회복불능상태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 그런 일이 되풀이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관리는 종종 질병관리에 비유된다. 마치 히말라야에서 눈사태가 일 듯, 초기에 얕잡아본 질병이 그 강도를 서서히 높이다 급기야 엄청난 속도로 통제불능이 되어 다가오기 때문에, 심각성의 징후를 포착한 후에는 이미 반신불수나 식물인간 상태가 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질병관리는 자신의 신체변화뿐만 아니라 주변 유해환경,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질 등에 대한 치밀한 분석력과 끈기를 요한다. 그렇다고 ‘치밀형’ 스타일이 리스크관리의 최적 스타일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대전이라 불릴 만큼 변화무쌍한 금융산업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 자체가 부적절할지 모른다.

그러나 정확한 예측력과 통찰력을 요구하는 리스크관리분야에서 ‘치밀형’ 스타일은 충분조건에 가까운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치밀함 속에 주변의 상황을 포용하고 설득할 수 있는 ‘치밀형 기질의 혼합형’ 스타일이 리스크관리자의 바람직한 스타일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스크 평가 및 측정과 같은 미들(Middle)이나 백 오피스(Back office) 업무뿐 아니라, 영업이나 트레이딩과 같은 프런트 오피스(Front Office)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실무 전반에 대해 잘 이해하면서도 환경변화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하여 미래의 위기상황에 충실히 대비하는 리스크관리자가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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