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제일화재 등 6개 손보사들은 장기보험 소액 청구의 경우 별도의 증빙서류 없이 보험금청구서와 치료비영수증만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는 본인부담금의 50만원 이하, LIG손보는 30만원 이하, 한화손보는 20만원 이하, 제일화재는 5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서는 진단서 등의 서류 없이 보험금을 지급한다.
다른 손보사들도 청구건중 사안에 따라 최소 서류만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는 진단서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적게는 몇 천원, 몇 만원 가량인 보험금을 받기위해 소비자들이 진단서나 진료확인서 등을 제출해야할 경우 평균 1만원 정도인 진단서 발급비용을 제하고 나면 실제 보장 받는 금액이 의미가 없는 경우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보험금 지급 기간도 길어져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실시하고 있다.
또 회사입장에서도 10~20만원 가량의 소액청구 건까지 각종 구비서류를 확인하고 보관하기에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
손보사 관계자는 “의료실비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보험금청구건도 늘어났다”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보상업무를 위해 손보사들이 고민 끝에 이 같은 방법을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액을 받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진단을 받는 등 모럴리스크가 우려했던 것보다 적었던 것도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손해사정 업무 조직도 세분화했다. 현대해상, LIG손보 등 대형사의 경우 일정 금액 이하의 청구 건은 아웃소싱 하고 고액이나 중상해건에 대해서는 본사조직에서 처리하고 있으며, 중소형사들도 손해사정 부서 내에서 팀을 분리하거나 전담자를 따로 두는 등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금 청구건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손해사정 난이도에 따라 아웃소싱 또는 본사로 나눠지도록 전산화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위기로 가계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생계형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소액 보험금 지급에 대해서도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식비 등 최소한의 생활비를 충당하기위해 저지르는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20~30만원의 보험금은 충분히 유혹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사의 경우 소액 건은 보험금이 입금되는 통장의 본인명의 확인 없이도 지급이 가능해 우려를 사고 있다.
이에 일부 손보사들은 각 기준 이하의 소액의 경우라도 동일인이 연속적으로 청구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증상, 진료내용과 청구금액이 상식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자세한 심사를 하고 있지만 의료실비보험 가입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10만원 안팎의 보험금 심사를 강화하는 것은 소비자 민원도 문제지만 관련인력에도 한계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