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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증자, 기업銀 ‘딜레마’

정하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1-16 17:59

중기대출 증가로 리스크 위험 커져
민영화 지연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

정부가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등을 위해 기업은행에 1조원을 증자하기로 한 가운데,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미흡한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가 중요하다”며 기업은행에 대한 증자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1조원을 증자하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여력이 약 12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자를 계기로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릴 경우, 리스크가 크게 올라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견조한 이익흐름을 유지하던 기업은행이 3분기 기업대출 등과 관련한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기업은행의 3분기 대손전입액은 3563억원을 기록하며 대폭 증가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연체율 증가 등으로 인해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자 이후 기업은행이 정부의 압박에 의해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을 늘리게 되면 그만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해 3분기 중 대손비용이 총자산대비 1.1%에 달하는데다 향후에도 대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에다 증자로 인해 중소기업 지원을 늘릴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또 “현 시기에서의 대출 확대는 우량 고객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신용위험을 짊어지고 가는 역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증자로 인해 민영화 일정도 미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확충이 이뤄지게 되면 정부의 기업은행 민영화 일정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중소기업 지원에 기업은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행의 민영화는 이번 신용사이클이 끝나고 은행권의 수익성이 정상화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가 부실 발생에 의한 증자가 아니라 우량 중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으로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증자로 인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게 되고 이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사내방송을 통해 정부의 1조원 증자가 기업은행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중기대출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발휘해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면 산업기반 보호 뿐만아니라 고객기반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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