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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캐피탈사 유동성 지원 ‘논란’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8-11-12 21:46

“일시적 자금조달 경색 등으로 영업위축”
“캐피탈채 매입요구는 도덕적 해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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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캐피탈사 유동성 지원 ‘논란’
“최근 2~3년간 저금리를 바탕으로 무리한 영업확장에 나섰던 캐피탈사의 영업형태를 봤을 때 이번 캐피탈채 매입요구는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A카드사 고위 관계자.

“캐피탈사 경영지표만 놓고 보면 저축은행 등 다른 2금융권에 비해 비교적 좋은 편이다. 다만 당장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늘려온 영업자산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일 뿐이다” B캐피탈사 CEO.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 여파로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는 캐피탈사들이 금융당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캐피탈사들은 장기 회사채 펀드 운용대상에 여전채를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건의했지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은행처럼 보호해야 할 고객예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리한 영업으로 인한 손실까지 혈세로 구제해달라는 건 지나친 요구라고 지적하고 있다.

◇ 캐피탈, 자산건전성 괜찮다

현재 캐피탈사들은 금융당국에 ‘SOS’신호를 보낼 정도로 유동성 상황이 최악이다.

운영자금을 전부 채권이나 차입 등 외부조달에 의존해야 하는데 금융시장혼란으로 조달은 커녕 현 상황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사정이 절박해서다.

12일 KIS 채권평가에 따르면 3년 만기 ‘A-’ 신용등급을 가진 캐피탈사들이 발행한 기타금융채의 금리는 연 9.36%로, 같은 만기 국고채금리 5.01%를 기준으로 한 신용스프레드는 436bp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3년 카드채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캐피탈업계는 지난 11일 은행과 증권사 등 채권 금융회사가보유한 채무의 만기연장과 국민연금의 여전채 및 기업어음(CP) 매입 방안을 건의하는 등 금융당국에 긴급구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경영지표만 놓고 보면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한 뒤 “다만 당장에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늘려온 영업자산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6월말 현재 캐피탈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리스사 14.8%, 할부사 12.4%, 신기술금융사 26.5%로 감독규정상 적기시정조치의 기준이 되는 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체율은 대출 및 리스채권 3.5%, 할부채권 2.8% 수준으로 은행 대출금 연체율 0.97%(9월말 기준)에 비하면 높지만, 상호저축은행 대출금 연체율 14%(6월말 기준) 수준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신용대출상품의 금리를 비교할 때 저축은행들은 30% 이상, 캐피탈사들은 20~30% 사이로 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연체율도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 건설사처럼 상환 못해 부도위기 처할수도

특히 지난 1~2년간 영업확대를 하면서 채권발행을 크게 늘렸던 게 최근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해 ‘흑자도산’ 우려까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로 하거나 원래부터 큰 규모를 유지하던 대형사는 견뎌나갈 수 있어도, 최근에 규모를 확대한 곳은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상환을 못해 부도위기에 빠지고 있는 일을 캐피탈사도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9월말 현재 캐피탈사의 자금조달현황을 보면, 회사채가 27조9000억원으로 51.3%를 차지하고 있고 ABS 6조4000억원(11.8%), 일반차입금 11조7000억원(21.4조원), CP 8조5000억원(15.5%) 등 등 총 54조 50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현재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캐피탈업계의 유동성 불안을 그대로 놔두면 채권시장의 뇌관으로 남게 되고, 경기침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장애물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회사채 투자자는 “자동차할부금융 쪽은 신용을 바탕으로 한 카드영업보다 담보가 더 튼튼하고 우량한 편”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캐피탈업계의 유동성 불안을 놔두면 채권시장 불안을 키우고, 자동차 판매에도 나쁜 영향을 주어 내수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증권사의 한 신용분석가는 “캐피탈업계의 요청을 당국이 내버려둘 경우 자동차할부금융이 위축되고, 안그래도 경기둔화로 줄어드는 자동차 판매 감소를 더 가속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캐피탈사의 자산유동화증권(ABS)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회사 신용등급이 AA급인 일부 여신금융회사 ABS에 투자할 방침”이라며 “초기 검토단계여서 아직 투자규모나 금리는 정해지지 않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발행사 신용등급이 AA인 여전사로는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4곳이며, AA-급을 포함할 경우 롯데카드, 신한캐피탈 등 2곳이 추가로 포함된다.

다만 은행계 여전사의 경우 계열 은행의 지원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번 국민연금의 투자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 “캐피탈사 유동성 지원은 문제 있다” 지적도

하지만 시장일각에서는 고객 예금을 받아 관리하는 은행과 캐피탈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저금리를 바탕으로 무리한 영업확장에 나섰던 캐피탈사의 영업행태를 감안할 때 캐피탈채 매입요구는 도덕적 해이에 다름 아니라는 비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4년 말 할부금융사 전체 자산은 약 15조원이었으나 2007년 말에는 28조로 거의 2배로 늘었다. 반면 할부금융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15.80%에서 12.84%로 줄었다.

캐피탈사가 단기조달 자금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나 기업 인수합병(M&A) 등 장기투자에 나서면서 미스매치(기간불일치)가 나타나고, 결국 자산 불건전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캐피탈사는 청산되더라도 대출채권을 다른 기관에서 인수해가면 되므로 큰 부담이 없다”며 “이번에 시장을 구조조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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